역사 또 새로 쓴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모아지는 기대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한국의 '오징어 게임'이 방송계 오스카라 불리는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새 역사를 썼다.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이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시상대에 오른 황 감독은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에 감사하다. 넷플릭스에겐 더 크게 감사하다"며 넷플릭스의 CEO 테드 세랜도스의 이름을 호명했다. 그러면서 "테드, 내가 지금 이름 말했어요"라고 말한 그는 "'오징어 게임'이 역사상 비영어권 드라마가 받은 첫 에미상이라고 한다. 난 내 스스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문을 열어줬고, 우리 모두가 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영광을 동료들에 돌렸다.

이정재는 "넷플릭스와 황동혁 감독님께 감사하다. 창조적인 대본을 써줘서 정말 고맙다. '오징어 게임' 팀들에게도 감사하다"면서 "대한민국 국민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친구, 가족,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시간제한으로 인해 끝마치지 못한 두 사람의 수상 소감은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계속됐다. 이정재는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이 준비해 놓으신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세트장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한껏 연기를 더 생동감 있게 잘 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덕분에 많은 관객, 시청자 여러분들이 재밌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소회를 밝히며 "오늘 이 상을 받고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답을 하자면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표현 방법이 있다 생각한다. 언어가 다르다는 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 '오징어 게임' 성기훈으로 수상하면서 증명하게 된 거 같다. 메시지와 주제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그 과정, 방법들은 연출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많다고 본다. '오징어 게임'이 그것에서 많은 부분에서 부합한 거 같아서 훨씬 더 기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황 감독은 "지난 추석 때 저희 작품이 공개됐는데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저희에게 1년 동안 일어난 거 같다. 그 피날레가 마침내 이 에미에서 이루어진 거 같아서 더 뜻깊은 하루였던 거 같다"라고 회상하며 "어쨌든 이왕 온 거 저희는 '여기 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만으로도 위너다' 얘기하지만 막상 빈손으로 돌아가면 씁쓸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 그래도 우리가 뭔가 에미 트로피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서 너무너무 행복한 밤"이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이전에도 수많은 시상식을 휩쓸며 '최초' 기록을 써내려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고섬 어워즈에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오징어 게임'은 바로 다음 달 미국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오일남 역으로 활약한 오영수는 1월 한국 배우 최초로 제79회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으며, 이정재와 정호연이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 각각 TV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역시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렇듯 '오징어 게임'은 매번 최초의 기록들로만 가득한 놀라움 가득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써 내려갈 새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더 긴장감 넘치는 게임과 스토리로 무장한 시즌2가 2024년 출격을 앞두고 있기 때문. 황 감독 역시 시상식에서 "이게 내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시즌2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전작을 넘어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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