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대표 된 기분"..에미상 휩쓴 '오징어게임', 시즌2 목표는 '작품상'[종합]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 에미상에서 새 역사를 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주역들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12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노미네이트 됐고, 감독상, 남우주연상, 프로덕션디자인상, 프턴트퍼포먼스상, 시각효과상, 여우게스트상 등 6관왕에 올랐다.
시상식 후인 오후 9시 30분 로스앤젤레스 JW Marriott LA LIVE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LA 현지 간담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배우 이정재, 오영수, 박해수, 정호연과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처스 대표가 참석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해 하반기 공개돼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에서 28일 동안 누적 시청량 기준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날 배우들은 '오징어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먼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 넷플릭스 관계자, 배우, 스태프들이 열심히 했다는 표현보다는 나름대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라며 "훌륭하게 나온 세트장 안에서 연기를 생동감 있게 잘 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호연은 "황동혁 감독님과 이정재 선배님이 상을 받고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돼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함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한 박해수와 오영수도 아쉬움보다 뿌듯함을 표현했다. 박해수는 "긴 시간 동안 여러 큰 시상식을 다니며 큰 자부심을 느꼈다. 저희가 만든 이 귀중한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귀중하게 보여지고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그것이 큰 채찍이 될 것 같다"라며 "한국 문화가 역사가 되는 순간 함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 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 오늘과 같은 자리에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좀 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이 나오고 1년 사이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잊을 수 없는 한 해였고, 그 피날레가 에미에서 이뤄진 것 같아 뜻깊다"라고 말했다. 김지연 대표는 "처음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시리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외국 사람들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 그 이상의 반응이 오고 지금 이 자리에 온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또 황동혁 감독은 "올림픽도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기쁨이 있다"라며 "한국 시청자들이 취향이 굉장히 까다롭다. 그런 곳에서 그동안 영화를 만들고 지나온 세월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 국민들부터 만족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949년부터 시작된 에미상은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으로 꼽힌다. 이번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은 비영어권 최초로 노미네이트된 데 이어 6관왕에 오르며 언어의 장벽을 깨부쉈다.
이정재는 "여기 와서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냐'였다.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다. 저는 연기자는 꼭 언어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오징어게임'을 통해 증명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주제를 소통하는 데 있어서 훨씬 더 많은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이 통한다면 메시지와 주제가 중요하다. 그것을 잘 전달하는 과정은 연출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많다. 주제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이 확정된 상황이다.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 수상 당시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의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더불어 나의 마지막 에미상도 아니길 바란다.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돌아오겠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로 돌아오겠다는 건 큰 의미는 아니다. 시즌2를 준비 중이니까 잘 됐으면 좋겠고, 다시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얘기했다. 어쨌든 비영어권 콘텐츠로 처음 에미상의 벽을 넘고, 그들이 저희에게 문을 열어줘서 저희에게 이런 기회가 생겼다. 이런 기회의 문을 닫지 말고 계속 열어두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시즌2에 담길 변화도 언급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성기훈(이정재)"이라며 "시즌1 속 성기훈은 실수도 많이 하고 순진무구하고 아이 같은 면이 많은 인물이었다. 시즌2에서는 좀 더 진중하고 심각하고 일을 벌일 것처럼 무거운 인물로 돌아온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또 다른 점은 시즌1과 다른 게임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라며 "기대해주시고 기다려달라"라고 덧붙였다.
또 황동혁 감독은 '시즌2로 돌아온다면 받고 싶은 상'으로 "작품상"을 꼽으며 "번번이 '석세션'에 밀렸다. 이번에 저희의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출연 배우들은 향후 해외 활동 계획도 언급했다.
최근 미국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디 애콜라이트'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정재는 "스타워즈'는 너무 극비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오는 기간에 기사가 먼저 나와서 놀랐다. 아직은 이야기만 하는 단계이고,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뉴스가 또 있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정호연은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왕성한 활동 하고 싶다"라고 했고, 박해수는 "기회가 닿는다면 언어의 장벽을 깨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우선은 한국에서 좋은 창작진과 좋은 작품 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오영수는 "이제는 올라가는 쪽이 아니라 내려가는 쪽이다. 국내에 조금 더 치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조금 벅찬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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