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 이준석, 운명이 걸린 9월..가처분, 경찰 조사, 당 윤리위

정대연 기자 2022. 9. 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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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비대위원 구성을 마치며 공식 출범했지만 비대위 순항을 좌우할 일정이 이달 줄줄이 예정돼 있다.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여당과 전직 대표의 운명이 달린 처지다.

우선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1~3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14일 열린다. 1·2차 가처분 신청은 주호영 전 비대위 체제와 관련된 것이라 재판부가 각하하거나 이 전 대표 측이 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 출범이 가능한 ‘비상상황’을 당헌에 구체화한 전국위원회 의결 효력정지(3차)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정진석 비대위가 통과할 첫 관문이다. 이 전 대표는 1차 가처분 신청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에 직접 나갈 예정이다.

다만 재판부는 14일 함께 심리할 예정이던 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등 가처분 신청 사건(4차)은 오는 28일로 심문기일을 변경했다. 추석 연휴로 심리를 하루 앞둔 이날에야 가처분 신청서 등 심문기일 통지서를 송달받아 답변서 작성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이 제출한 심문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한 MBC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가처분 일정을 늦춰 각하를 노릴 것”이라며 “(가처분 심리 전 추가) 징계 등을 통해 (대표)직을 박탈해 법원에 가서 ‘이 사람 당적이 박탈돼 가처분 할 필요 없다’고 하는 게 목적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 당 혁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비대위가 출범하고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법원 입장에서 이를 무(無)로 돌리는 데 부담이 더 갈 수밖에 없다”며 “시간끌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당이) 추석 내내 고민해서 아마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할 것이다. 뭘 생각해도 그 이하”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3차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4차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전 대표 측과 국민의힘이 법원 결정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 측 강대규 변호사는 통화에서 “(비상상황에 대한) 당헌 개정안 의결이 무효이면 거기서 파생된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도 다 무효”라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앞선 가처분 사건에서도 법원 의견을 왜곡해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만 빼고 비대위를 새로 도입하는 꼼수를 썼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법원을 압박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당의 자율적 영역에 법원이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관례고 전통이었다”며 “그 선을 이번에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정당은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다”라며 “헌법·정당법·당헌·당규를 현저하게 위반하면 절차적 하자뿐 아니라 실체적 하자도 심판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 해임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모임은 이날 당원 및 시민 403명의 자필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성비위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달 중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데, 성접대 의혹은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 수사와 관련해 “가능한 조기에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며 “출석이 제대로 되고 한다면 최대한 빠르게 종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이 오는 16일 출석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변호인과 경찰 간) 합의된 날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더라도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이 전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최고 수위인 제명 등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무고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그(무혐의)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준석 한번 골탕 먹여보려고 실체적인 건 없고 이미지 손상을 주기 위한 내용을 넣었는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가처분 신청 사건 법원 심리가 열리는 이달 28일에는 윤리위 전체회의도 예정돼 있다. 이때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개시가 논의될 수 있다. 윤리위는 앞서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 ‘신군부’ 등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한 발언에 대한 징계를 시사했다. 징계를 받게 되면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신청 등 수단으로 윤리위 징계에 불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인규 국바세 대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논의와 관련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빨리 대표 자리에서 몰아내기 위해 제명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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