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허지웅 "유명인 군 면제 불공정..BTS 적시하지 않았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2022. 9. 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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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허지웅 SNS


작가 허지웅이 병역특례에 대한 견해를 밝힌 가운데, 특정인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허지웅은 13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쉽다. 새 책이 나와서 수록된 글 가운데 한 구절을 발췌해 올렸을 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갑자기 올린 것도 아니고 지난 며칠간 지속적으로 여러 구절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예정”이라면서 “이 글에서 BTS도 대통령도 누구도 적시하지 않았고 원칙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면제에 관한 형평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방 안의 코끼리처럼 부조리라는 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한 환경처럼 여겨져 왔다. 이를 지적하는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 본문은 제기하시는 현안들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 집필된 글이다. 그런데 사방에서 스위치가 눌린 분들이 이건 내가 사랑하는 특정인에 관한 글이라고 한다”며 “그럼 제가 이런 이야기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드리고 싶은데 제게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허지웅은 “저 또한 사랑하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며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넓고 차분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가수의 훌륭한 팬이니 충분히 평정을 찾고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응원하겠다”고 했다.

앞서 허지웅은 12일 본인 SNS에 자신의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일부를 인용한 글을 게재했다.

허지웅은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 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진다.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코 공정하지 않다”며 소신을 말했다.


■이하 허지웅이 12일(어제) 게재한 글 전문

면제라는 단어의 숨은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큰 성취도, 법을 어길 의지도 없는 그냥 보통 사람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징벌 말입니다. 원죄 같은 것이겠지요.

그래서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 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결코 공정하지 않습니다.

애초 이렇게 공정함에 관한 감각이 오염되고 훼손된 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동안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빈자리를 채웁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않는 일에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희생합니다.

그렇게 비겁한 방식으로 의무를 외면한 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병역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대단한 걸 배워오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닙니다. 헌법 앞에 모든 이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원칙 때문에 중요합니다.

원칙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직하지 않은 면제와 회피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때 비로소 공정함에 관한 감각도 회복될 것입니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hoyf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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