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푸틴의 절친"

박세영 기자 2022. 9. 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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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미국과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대신 전략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유대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갈등 심화, 미·러 관계 악화와 맞물려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결속을 강화하려는 흐름 속에 북한 역시 이들 두 나라와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북한은 접경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한 수단으로 미국과 관계 개선을 추구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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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북한 노동당 비서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미국과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대신 전략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유대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미중연구소의 마이크 치노이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김정은은 푸틴, 시진핑의 새로운 베스트 프렌드’라는 글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미·중 갈등 심화, 미·러 관계 악화와 맞물려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결속을 강화하려는 흐름 속에 북한 역시 이들 두 나라와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 전술과 지지 연대를 언급했다. 리영길 북한 국방상은 지난달 1일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95주년을 기념하면서 보낸 축전에선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안보 관계를 거론하면서 ‘전술과 전략’이란 문구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에서 로켓과 포탄 등을 사려 한다는 뉴스와 관련해서도 동북아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북·중·러의 군사적 유대 강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과거 북한은 접경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한 수단으로 미국과 관계 개선을 추구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라는 미국과 대화를 통해 경제적·외교적 유대를 맺으려 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것은 그 정점으로 꼽혔다.

그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사라진 이후 김 위원장은 미국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봤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최근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한국을 겨냥한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한층 강화하는 양상이다. 반면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 반대한 5개국 중 하나이자, 시리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공화국을 공식 인정한 나라이기도 하다. 북한은 대중 관계에서도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을 맹비난하며 중국의 대응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노골적으로 중국편을 들고 있다. 대신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부과를 추진하는 데 반대표를 던지며 북한을 엄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제기된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 가능성을 넘어 “비행장이나 항구 접근 허용 등 지정학적 지형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까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 역시 군사 훈련이나 더 광범위한 전략적 협력에 참여할 가능성도제기했다.

이러한 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은 식량과 연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등 시급히 필요로 하는 이익을 얻으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치노이 연구원은 “미국이 아시아 동맹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러가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포함하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휘발성이 높은 지역에서 관측되는 우려스러운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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