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家 김동관의 뚝심 '태양광사업'..미국發 태양광 훈풍에 시프트 본격화

김종성 2022. 9. 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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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칼→태양광 사업 무게중심 이동..美 법인 지배구조 변경·국내 7617억원 신규 투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영전한데 이어 대외적인 환경도 순풍에 돛을 단 듯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김 부회장이 10년 간 공들여 온 태양광 사업이 미국발 태양광 훈풍에 힘입어 국내외 태양광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특히 사업의 무게 중심을 기존 케미칼에서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업황 악화로 위기를 겪었지만 그 때마다 김 부회장의 뚝심으로 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최근 케미칼 부문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태양광 사업에 대규모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7일 1천600억원을 들여 여수 산단에 18만 톤(t) 규모의 질산과 질산 유도품(DNT) 생산 설비를 확보하려던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DNT는 가구 내장재, 자동차 시트 등 폴리우레탄 제조에 쓰이는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의 원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DNT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질산부터 DNT, TDI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정밀화학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솔루션은 DNT 생산설비 증설 계획 철회를 공시하며 "원자재 가격 급등 및 제반 물가 상승으로 투자비가 급증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원자재 수급상황 악화로 신규 투자 결정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 총 7천61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GS에너지와 5천9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소재 합작사 '에이치앤지케미칼(H&G Chemical)'을 설립하고, 2025년 9월부터 연산 30만t를 목표로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 등 EVA시트를 생산하는 글로벌 태양광 부품 업체들이 이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EVA시트는 태양광 셀의 성능을 유지하는 핵심 자재다. 첨단소재 부문도 이에 맞춰 충북 음성에 약 417억원을 투자해 EVA시트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번 합작사업을 통해 한화솔루션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EVA 생산능력은 총 92만톤으로 늘어나 미국 엑슨 모빌(79만톤)을 제치고 글로벌 1위의 EVA 생산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웨이퍼 면적 M6(16.6㎝ x 16.6㎝)에서 M10(18.2㎝ x 18.2㎝)으로 전환하고, 고효율의 탑콘 기반 셀을 삽입하는 데에도 약 1천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탑콘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 기존보다 발전 효율을 약 1%P(포인트) 높인 고효율 제품이다.

한화솔루션 직원들이 태양광 셀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에 맞춰 석유화학 기술에 기반한 태양광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내 연구개발(R&D)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미래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미국이 재생에너지 지원책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시행하면서 미국의 태양광 시장에 크게 성장할 것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미국 태양광사업 담당 법인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인 한화큐셀아메리카를 한화글로벌에셋 자회사로 이전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글로벌에셋을 컨트롤타워 삼아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 한화큐셀아메리카 등 미국 내 법인을 일원화해 조직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IRA에 따르면 지원액의 40%에 해당하는 자금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액공제로 지원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IRA가 시행되는 내년부터 2억 달러(약 2천700억원) 이상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1.7기가와트(GW) 규모의 조지아주 모듈 공장에 내년까지 2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1.4GW를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텍사스주 등 현지에 9GW 규모의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립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미칼 제품인 DNT 증설은 철회하고 태양광 관련 제품인 EVA는 신규 증설한 것, 한화글로벌에셋을 컨트롤타워로 미국 큐셀 법인 지배구조를 변경한 것은 앞으로 케미칼이 아니라 태양광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양광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구조를 태양광 중심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빠른 시일 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계열화를 위한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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