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수성 빨간불' SSG, 일주일 뒤 웃을까
우승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선두 SSG가 또 한 번 운명의 일주일에 돌입했다. 한 주의 끝에 한숨을 돌리고 미소지을 수 있을까.
SSG는 지난 12일 기준 79승4무42패로 전체 시즌을 90% 가량 소화했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렸지만 막판에 타선 침체 등이 겹치면서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최근 10경기 3승1무6패, 추석 연휴 4경기에선 1승3패로 고개를 숙였다. 11일 한화전 승리로 3경기차까지 좁혀졌던 2위 LG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불안감은 여전하다. 역대 KBO리그에서 80승을 선점한 팀의 우승 확률은 94.1%에 달한다. 80승에 선착한 17개 팀 가운데 16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8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고도 1위를 놓친 유일한 팀이 2019년의 SK(SSG 전신)이다. 후반기 2위 두산에 9경기 앞서다 막판 추격을 허용한 끝에 리그 최종일 정규시즌 우승을 내줬다. 88승1무55패(승률 0.615)로 두산과 똑같은 성적을 냈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린 탓이었다. 충격은 컸다.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1~3차전을 연달아 패하며 가을 무대에서 씁쓸히 퇴장했다.
SSG로선 3년 전의 악몽 재현을 막아야 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LG에 9경기차 앞섰는데 4경기 안팎으로 좁아졌다. 이번 6연전 결과에 따라 악몽의 그림자가 짙어질 수도, 옅어질 수도 있다. SSG는 롯데·NC와 영남 원정에 나선 뒤 인천으로 돌아와 두산과 주말 2연전을 치른다.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진이라 유리한 면이 있다.
롯데는 12일 기준 5위 KIA보다 7경기 뒤쳐진 7위다. 최근 10경기 3승7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9위 두산은 KIA와의 승차가 10경기에 달한다. 사실상 가을야구는 멀어졌다. 가장 부담되는 상대는 6연승을 달린 6위 NC다. 최근 10경기 7승3패를 거두며 KIA를 4.5경기차까지 따라잡았다. 시즌 상대전적은 SSG가 7승1무5패이긴 하지만 크게 앞선다고 보기 힘들다. 막판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이번주에 최대한 많은 승리를 쓸어담아야 한다.
지난주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두 차례 등판해 2승을 견인했다. 지난 6일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린 LG전에 이어 11일 한화전까지 승리로 장식했다. 후반기 들어 주춤하다 다시 에이스다운 모습을 뽐낸 건 고무적이다. 타선이 한화전에서 추신수의 3점홈런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12-1 대승을 거둔 점도 희망을 갖게 한다.
이번주에는 외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두 번 마운드에 올라 힘써줄 차례다. 여기에 타선의 방망이까지 함께 살아나야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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