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도 메이드 인 USA..K바이오 겨눈 '양날의 검'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돼야 겠지만 미국내에 생산시설 건립을 고려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에겐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국내 생산품이 미국에 진입하는데 불이익을 받게될 수 있는데 그 경우엔 악재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가 바이오산업 현지 생산 확대 정책을 공식화 한데 대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의 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국내 바이오기업에겐 득이 될 수도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란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돼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바이오기업들에 미치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부 차원에서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농업과 에너지 등 바이오 산업 전 분야 현지 제조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14일 회의를 열어 구체적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자국 생산을 강화하게 될 경우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번 결정은 중국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CDMO 기업으로 꼽히는 우시바이오의 지난해 북미향 매출 비중은 50.8%에 달한다. 미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를 이미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내 제조기업에 대한 우대와 해외 생산품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우리 기업들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CDMO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해 최근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들이 속속 무게를 싣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올해 143억달러(약 19조68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203억달러(약 27조9400억원)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산 36만4000ℓ의 전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국내에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CDMO 매출 비중은 87.2%, 미주향 매출 비중은 19.4% 수준이다. 내년 완전가동이 예정된 4공장이 더해지면 전체 생산능력은 62만ℓ로 크게 늘어난다. 압도적 생산력을 보유하게 되지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커지는 부담감이 더해질 수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에 혜택을 주게 될 경우 중국 뿐 아니라 국내 위탁생산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표를 앞둔 투자 내용에 따라 국내 업체 주가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 견제와 초점이 맞춰진다면 국내업계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을 고려해 왔던 일부 기업들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요를 생각해보면 수입을 규제할 경우 자체 생산을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내에 생산시설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들에겐 각종 혜택을 주고, 공장 허가 등도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내 생산시설을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이것이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로 육성 중인 인천 송도의 국제적 위상 역시 약화될 수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해외기업들도 미국 정부의 현지 투자 압박이 들어온다면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서 반도체 사례의 경우 국내 대응이 늦어지면서 비판이 뒤따랐는데, 바이오는 더 늦기 전에 정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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