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리튬 정련, 캐나다엔 기가 공장? 테슬라도 움직인 IRA

김성은 기자 2022. 9. 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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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글로벌 전기차 1등 기업인 테슬라가 미국 현지에서 리튬 제련 공장 건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전기차는 물론 배터리 자체 생산에 이어 배터리 소재 주요 광물 제련업까지 수직계열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내년 중 시행될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적극 대응중이란 평가다.

13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에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정제 시설 건립 타당성을 평가중으로 주정부에 관련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승인시 이르면 올해 4분기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며 이 경우 상업 가동은 2024년 4분기가 목표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시대 '하얀 석유'라고 불린다. 테슬라가 직접 수산화리튬 정제 시설 짓기에 나선 우선적인 이유는 최근 수요 증가로 급등한 리튬가격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톤당 482.5위안(9만6000원)으로 1년 전(137위안) 대비 252.2% 올랐다.

통상 탄산리튬은 노트북, 휴대폰 등 IT 기기용 배터리에, 수산화리튬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은 각각 채굴된 광물에서 화학적 또는 열에 의한 정제 과정을 거친 뒤 얻어진다. 인건비나 환경 영향을 고려해 주로 중국에 정제 업체들이 몰려 있다.

전기차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리튬 가격 급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골머리를 앓게 했는데 머스크 CEO가 "리튬 정제사업은 '돈 찍어 내는 면허'(License to print money)라고 말한 것이 회자되기도 했다.

소재 가격 급등 외에도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과도한 공급망 의존을 탈피하려는 움직임과도 상통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CNBC는 "희소 광물의 전략적 중요성과 중국의 광물 지배력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에서는 중국이 그 공급을 끊어버릴 수 있단 우려가 있어왔다"며 "테슬라의 움직임은 리튬 공급 다변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예고한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은 물론 주요 전기차 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만 소비자가 해당 전기차 구매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7500달러(약 103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공제 규모가 상당하다. 테슬라도 이에 대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RA 시행 전부터 테슬라가 주요 소재 수직계열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은 이미 예고됐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배터리데이를 통해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밝힌 한편 올해는 텍사스 기가팩토리 인근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기차 대표 기업이 북미를 중심으로 광물 제련에서부터 소재, 배터리, 자동차까지 공급망을 구축중인 셈인데 최근 IRA 시행을 앞두고 그 움직임이 더욱 탄력받는 모습이다.

테슬라가 북미 내 전기차 생산 기지를 더 늘릴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 전문 외신 일렉트렉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최근 테슬라를 포함한 다른 전기차 기업들과 함께 캐나다 내 공장 건립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다음 '기가팩토리'(공장)로 캐나다를 고려중이며 유력 후보지로 온타리오, 퀘벡 등이 거론됐다. 캐나다 공장이 확정된다면 테슬라가 운영하는 기가팩토리 중 7번째이자 캘리포니아, 네바다, 뉴욕, 텍사스에 이은 5번째 북미 공장이다.

한편 국내 배터리 업계도 글로벌 전기차 1등 기업인 테슬라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역시 다른 전기차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북미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공급망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미국 등 선진국은 그동안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현지에서의 광물 제련업을 지양해 왔는데 과연 텍사스주가 테슬라의 신청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제련업을 한다면 인건비 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경제적이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단점을 알고 있을 테슬라가 어떤 공정 효율화, 또는 자동화를 통해서 경제성을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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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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