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2' 이진주PD "연애 리얼리티의 흥행? '딥한' 리얼리티의 흥행"[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2. 9. 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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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예능 ‘환승연애 2’의 연출자 이진주PD. 사진 티빙



“연애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볼 수 있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조금 더 깊은 리얼리티의 흥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얼리티 장르의 확대가 아닌가 생각해요.”

수많은 채널에서 이름을 다 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생산되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데이팅 프로그램, 연애 서바이벌 등 장르명도 갖가지고 새로운 인연, 전 연인 심지어는 전 배우자까지 출연자의 영역도 다채롭지만, 핵심은 하나다. 사랑의 앞에 선 한 인간의 마음 속은 어떻게 요동치고 있는지다.

티빙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의 이진주PD는 그런 점에서 연애 리얼리티의 폭을 조금 더 넓힌 공로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모두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연애의 불꽃이 튀는 그것이었다면, 이PD는 거기에 ‘전 연인’ 즉 X의 서사를 넣었다. 만났던 사람과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모두 한 공간에 뒤섞여 있다면? 새로운 인연에 대한 호감 앞에, 지난 연인에 대한 미련이 발목을 잡는다면? 이 모든 것이 ‘환승연애’가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방송된 첫 시리즈는 티빙 론칭 이후 예능 프로그램 유입자나 플랫폼의 가입자를 기록적으로 끌어올렸고, 당연히 지난 7월 시즌 2로 이어졌다. 시즌 1의 15회보다 훨씬 많은 20회를 품은 ‘환승연애 2’는 또 한 번 8명, 연인으로 엮였던 네 커플의 서사를 보여주며 화제를 낳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예능 ‘환승연애 2’의 메인 포스터. 사진 티빙



이PD에게 사실 리얼리티 장르는 낯설지 않다. ‘나영석 키드’로 불리는 CJ ENM 공채 1기 PD인 그는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편과 ‘삼시세끼’ 고창편 등 나PD의 프로그램에서 성장했고 ‘윤식당’ ‘여름방학’ 등의 리얼리티를 통해 출연자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형식에 강점을 가졌다.

“지금까지 연출했던 프로그램과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어요. ‘힐링예능’이라고 표방을 해도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갖추고 있거든요. 지금까지는 연예인들이 좋은 곳에 가서 새로운 걸 경험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행동들에 대해 보여드렸다면 지금은 좀 더 일상적인 부분에서 느끼는 감정으로 보고 있어요. 다른 문법이라 보지 않고 오히려 같은 문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론칭한 ‘환승연애 2’는 8명의 출연자로 시작해 2명이 퇴소를 했고, 3명이 추가 합류해 9명의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속마음 문자로 호감이 있는 상대를 밝히고 데이트를 하면서 마음을 구체화한다. 워낙 다큐멘터리 작법으로 몰입감을 높이고 있기에 화제만큼이나 출연자들에 대한 각종 평가 심지어는 가늠할 수 없는 악성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보통 누군가를 만난다면 소개팅으로 만나도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만나잖아요. 단 하나의 정보를 알게 된다면 전 연인에게서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연인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들을 수 있는 작은 사회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예능 ‘환승연애 2’의 연출자 이진주PD. 사진 티빙



프로그램의 출연 요건은 ‘매력적인 출연자’다. 여기에서 매력이란 단순히 외모에서 느껴지는 매력뿐 아니라 전 연인에게 진정성있는 태도로 임하는 등의 내적인 매력도 포함한다. 처음에는 굉장히 섭외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굉장히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는 출연자들을 보고 시대의 변화를 느끼기도 했다.

“물론 출연하시는 분들이 유명해지고 싶거나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으실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이 없다면 아예 출연을 안 하셨겠죠. 결국 그 정도의 문제이지 그런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고 봐요. 정말 세대가 달라질수록 자신의 경험에 대해 솔직하고, 그런 것을 드러내는데 거부감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국 정해진 공간 안에서의 생활이라 출연자들의 태도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각종 반응을 이끈다. 이 말이 미워 보일지라도 결국 감정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면 방송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제작진은 곁에서 출연자들을 늘 살피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이 있을 때는 강력한 조치를 고려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정말 살피는 부분이 많아요. 힘들어하시면 이야기도 나누고 출연자들이 외출하면 따로 나가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요. 다양한 장치 때문에 출연자들의 감정이 변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렇게 하지 마세요’ 등의 규정은 하지 않습니다.”

그는 홍수처럼 나오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에 대해서는 결국 사람의 깊은 감정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그만큼 많아졌음을 짚었다. 연예인보다는 늘 곁에서 볼 수 있는 친구 같은 이들이 나오는 심리전이 큰 몰입을 부른다는 사실이다. 이진주PD는 ‘환승연애’가 앞으로 열 차이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저희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것 같아요. 분량이 길어지는 만큼 솔직한 출연자들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모두의 엔딩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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