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훈훈했던' 외인 타자와 포수의 풍경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포수 마스크에 묻은 흙을 닦고 또 닦는다'
추석 연휴인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기아-두산의 경기에서 훈훈한 풍경이 포착되었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KIA 선발 양혼종을 상대로 안타로 치고 1루까지 나갔다. 2번 지명타자 페르난데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페르난데스는 양현종에게 연속으로 파울 3개를 때렸다. 유리한 카운트의 양현종은 페르난데스를 삼진이나 땅볼로 잡기 위해 130km의 낮은 슬라이더를 던졌다.
양현종의 투구는 페르난데스 앞에서 원바운드로 튕겼다. 한승혁 포수가 블로킹을 했지만 볼은 1루 방향으로 굴렀다. 1루 빠른 주자 정수빈은 의식한 한승혁의 1루를 바라보며 뛰쳐 나갔다. 그 순간 포수 마스크와 헬멧은 땅에 떨어졌다.
타석에 있던 두산 페르난데스는 한승혁의 포수 마스크를 집어 들었다. 자신의 유니폼에 여러 차례 문지르며 한승혁의 포수 마스크에 묻은 흙을 털었다.
페르난데스가 닦아준 포수 마크스를 집어 든 한승혁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페르난데스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땅에 떨어진 포수 마스크를 집어서 포수에게 전해주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정성스럽게 흙까지 털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최근 홈 충돌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포수와 타자의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가 관중들을 미소를 짓게 하였다.
▲KIA 한승혁 포수가 페르난데스에게 포수 마스크를 건네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은 기아를 상대로 6-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추석 연휴 마지막 경기에서 웃었다.
두산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은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2실점 했지만 김명신, 정철원, 홍건희가 역투를 펼치며 승리를 지켰다. 타석에서는 정수빈 5타수4안타, 허경민 4타수 2안타,양석환의 동점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KIA 선발 양현종은 개인통산 1800탈삼진을 달성했지만 6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
[두산 페르난데스가 KIA 한승혁 포수의 마스크의 흙은 닦아내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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