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컬러 시장 판도변화..블루·레드 떴다
친환경·전기차 이미지에
유채색 중 블루·레드 급증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 성능 못지 않게 외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로 '색상'이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추후 차를 되팔 때 잔존가치에도 차량 색상은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기 있는 색상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만큼 많은 선택을 받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흰색과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 계열 차량이 국내에선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강렬한 유채색 외관 차량을 선호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 가운데 파란색과 빨간색에 대한 인기가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현대자동차그룹 공식 블로그인 'HMG저널'에 따르면 신차 가운데 화이트, 블랙, 그레이 같은 무채색 비율은 69%에 이른다. 특히 흰색은 37%를 차지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근 신차를 흰색으로 구매한 정 모씨(35)도 "더운 여름날 흰색 차량이 열을 그나마 가장 덜 받아 차 실내 온도를 높이는 걸 막아준다"며 흰색 차량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소비자 황 모씨(39)는 최근 현대차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을 구입하며 새로운 블루 계열 색상인 '하나우마 민트'를 골랐다. 황씨는 "청량한 느낌이 좋아 블루 중에서도 옅으면서 시원한 기운을 주는 해당 색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코팅사업부가 발표한 '2021 자동차 OEM 코팅용 바스크 색상'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색상 가운데 무채색(69%)을 제외하고 유채색 중에서는 블루가 9%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뒤 이어 레드(6%), 브라운·그린(각 2%), 베이지·골드·옐로·오렌지(각 1%) 순이었다.
바스프 설명에 의하면 블루는 친환경, 레드는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구리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차량 외관 색상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기차 GV60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색상인 하나우마 민트는 블루 계열, '아타카마 코퍼'는 레드 계열이다. 아타카마는 구리가 대량 매장된 칠레 산악 지역 이름이다. 전기차 재료인 구리 이미지를 외관 색상에도 담은 것이다.
젊은 소비자들이 사회 생활 첫 차로 자주 선택하는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는 유독 블루 색상 인기가 높다. 현대차 아반떼의 고성능 차량인 '아반떼 N'의 경우 구매자의 40%가 '퍼포먼스 블루', 비슷한 고성능 차인 '코나 N' 구매자의 33%는 '소닉 블루', 소형 SUV '베뉴'에선 22%가 '데님 블루 펄'을 선택하는 등 전체적으로 블루 계열 색상을 집중적으로 선호했다.
특히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차종에서 만나볼 수 있는 퍼포먼스 블루 색상은 N 차량의 상징적인 브랜드 색으로 자리매김했다. 높은 채도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특징이며 현대모터스포츠의 'i20 N WRC 랠리카' '엘란트라(아반떼) N TCR' '아반떼 N컵 레이스카' 등 경주차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돼 있다. 아울러 퍼포먼스 블루는 운전대, 기어 노브, 실내 좌석 가죽 스티치 등 N 브랜드 차종 외관뿐 아니라 실내 곳곳에서도 존재감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새로운 색상을 꾸준히 개발해 나감으로써 차량 디자인의 매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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