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비상금 턴 신흥국..정책수단 제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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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가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신흥국들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을 쓰고도 달러 강세를 꺾지 못한 만큼, 앞으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쓸 수 있는 수단은 더욱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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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달러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가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신흥국들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선 타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그 뒤를 말레이시아와 인도가 이었다.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급감은 최근 이어지는 달러 강세 때문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유한 달러를 팔아 자국 통화의 약세를 방어하는 개입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환보유액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문제는 신흥국들이 가진 실탄을 써서 환율 방어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지난달에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달 초에는 20년 만에 110선을 넘었다. 이 수치가 100을 넘기면 주요 6개국 통화에 비해 달러화의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을 쓰고도 달러 강세를 꺾지 못한 만큼, 앞으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쓸 수 있는 수단은 더욱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아세안·남아시아 외환거래 조사 담당자인 디비아 데베시는 “외환보유액 감소는 앞으로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에 개입할 때 제한이 많아진다는 의미”라며 “외환정책을 통한 중앙은행의 통화 뒷받침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급감은 자국 통화 방어를 어렵게 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한편, 대외부채 상환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는 경제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4일 “신흥국이 비축해둔 달러와 기타 외화는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불타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약한 경제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스리랑카는 높은 대외부채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외화를 아끼기 위해 소비재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했지만,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게 됐다.
한국 역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전달보다 소폭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뒤 올해 2월과 7월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위험에 민감한 한국 원화는 2009년 이후로 가장 약세를 보였다”며 “한국은행은 적극적인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안정성 우려에 대해 “우리나라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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