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캐나다 순방 앞두고 시험대 오른 尹 외교력 

홍수영 기자 2022. 9. 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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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한 뒤 곧장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다.

● 尹 '담대한 구상' 들고 유엔 가기 전 걷어찬 北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20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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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메이드 인 아메리카' 가속화
北 핵무력 법제화로 선제 핵타격 시사
첩첩산중 현안 속 국익 극대화 묘수 찾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9.8 뉴스1
윤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한 뒤 곧장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다. 이어 캐나다를 방문해 교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의 목적에 대해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경제 외교의 기반을 확대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 尹 ‘담대한 구상’ 들고 유엔 가기 전 걷어찬 北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20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꼽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지향점인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과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국제사회에 드러낼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기조연설 내용과 관련해 “국제 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제질서구축에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담대한 구상’을 밝히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중대한 전환기적 시점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비핵화를 다시 한번 촉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핵무력(핵무기 전력)을 ‘법제화’하며 대남(對南) 핵위협 강도를 대폭 높인 상태다. 북한이 이번에 법에 명시한 핵무력 사용 조건 5가지는 핵을 방어용이 아닌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전제로 대화를 모색해 온 윤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에 대해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기도 전에 구상의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국익 앞세운 美바이든 행정부

대통령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등과의 현지 한미, 한일 양자 회담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등 3~4곳 등과 양자 회담을 현재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충남 아산시 자립지원전담기관 희망디딤돌충남센터에서 청년들과 간담회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2.09.13 아산=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정상이 만날 경우 최대 현안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IRA에 따른 에너지 및 인프라 조항 이행을 위한 행정명령에 이어 ‘바이오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내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 산업의 제조 기반을 강화하려는 것과 관련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품목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IRA로 1대당 1000만 원 가까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한국 기업들에 불똥이 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동맹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최대한 지킬 방안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내 정치적 차원에서 추진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그 전에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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