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온 듯.. 젤렌스키, 전투복 입고 英 여왕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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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 주재 영국대사관을 찾아 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명복을 빌었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몇몇 수행원을 대동하고 영국대사관을 방문했다.
이에 멜린다 시몬스 주(駐)우크라이나 영국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왕의 조문록에 애도 메시지를 남겨줘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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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위한 여왕의 사심없는 봉사 영원히 기억"
전투 한창 긴박한 때.. 英 "시간 내줘 고마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 주재 영국대사관을 찾아 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명복을 빌었다. 최근의 긴박한 교전 상황을 보여주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복 정장 대신 전투복 차림이었다. 영국 측은 “전투가 한창인데 이렇게 시간을 내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그렇다고 검정색 양복 정장을 입자니 전시 지도자로서 너무 한가하게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전투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왕의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조문록에 추모 메시지를 적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영국, 영연방 회원국들, 그리고 여왕의 모든 신민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및 영연방을 위한 여왕의 사심 없는 봉사는 인류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멜린다 시몬스 주(駐)우크라이나 영국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왕의 조문록에 애도 메시지를 남겨줘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마침 우크라이나군은 며칠 전부터 러시아군을 상대로 대대적 공격을 퍼부어 그간 러시아군에 점령된 영토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쫓기는 러시아군 무리를 쫓고 또 쫓아 병사 한 명까지도 쳐서 무찔러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고, 자연히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한 때다. 이를 감안한 듯 시몬스 대사는 “지금 상황이 굉장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문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준 점에 감사 드린다”고 했다.
여왕도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원 의지가 확고했다. 그는 지난 8월24일 31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국민들한테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비록 지금 최악의 시련에 직면해 있으나, 장차 더 나은 시대(better times)를 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웠다. 엘리자베스 2세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하기 직전 그와 만나 대화한 원로 목회자는 일간 더타임스에 “(여왕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슬픔을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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