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여우 그려줘".. 디자이너 머릿속 그림, AI가 '쓱쓱'

박현익 기자 2022. 9. 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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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화에 쓸 만한 여우 캐릭터를 그려볼까?"동화책 디자이너가 이같이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보라색 배경 속 딱딱한 표정의 투박한 여우를 뚝딱 만들어 낸다.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AI를 어떤 방식으로 예술에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도 찾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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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디자이너 시름 해결해 줄 AI 출시
세계 3대 디자인스쿨 파슨스와 파트너십
초거대AI 창작 플랫폼 고도화 협력
고해상도 3억5000만장 데이터 학습
동화책 삽화의 화풍을 정하기 위해 엑사원과 함께 동화 내용을 고려해 시각화한 여우 캐릭터. 초기 아이디어를 인공지능 플랫폼 엑사원에 주문한 뒤 추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변형, 발전된 삽화가 완성된다. LG 제공


“어린이 동화에 쓸 만한 여우 캐릭터를 그려볼까?”

동화책 디자이너가 이같이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보라색 배경 속 딱딱한 표정의 투박한 여우를 뚝딱 만들어 낸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착안, “조금 더 부드러운 화풍의 친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주문하자 보다 복슬복슬한 외양에 웃는 표정을 짓는 여우로 바뀐다. 이어 “동화에 쓰기엔 너무 현실적이다” “조금 더 화사하고 유화 느낌으로 가보자”라고 재차 얘기하니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여우 삽화가 완성됐다.

LG가 세계 3대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와 손잡고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작 활동에 나선다.

LG AI 연구원은 미국 뉴욕 파슨스 캠퍼스에서 'LG-파슨스 크리에이티브 AI 리서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앞으로 AI 창작 플랫폼인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 고도화를 협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LG에서 지난달 개발, 출시한 엑사원 아틀리에는 초거대 AI 엑사원이 탑재된 AI 서비스다. 텍스트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 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언어의 맥락도 이해할 수 있어 말 한마디면 7분 만에 256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서 AI가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작하는 AI를 선보인 바 있지만 디자인 전용 플랫폼을 만든 것은 엑사원 아틀리에가 처음이다. LG AI 연구원은 “새롭고 참신한 이미지를 찾는데 목마른 디자이너들을 위한 AI”라며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도는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시각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소개했다.

화장품 패키지에 활용하기 위해 엑사원과 함께 봄의 향기를 표현한 추상 일러스트 디자인. LG 제공


앞으로 LG AI 연구원은 파슨스와 디자인, 예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AI를 어떤 방식으로 예술에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도 찾겠다는 구상이다. LG AI 연구원은 이를 위해 디자이너가 사진과 그림, 음성, 영상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플랫폼에 기록하고 엑사원이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LG AI 연구원과 파슨스는 당장 17일부터 이틀 동안 해커톤을 진행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파슨스 학생들이 구현하고 싶은 디자인을 엑사원 아틀리에로 작업한 뒤 결과물을 발표하는 행사다. 또 두 기관이 함께 ‘인간과 AI의 디자인 협업 사례와 가능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LG AI연구원 연구진과 파슨스 교수진, 졸업생들이 참석해 사례들을 공유하고 미래 연구 방향성과 가능성을 논의한다. LG는 파슨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외 유명 디자인 스쿨, 기업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며 AI 창작 생태계를 넓혀갈 방침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오른쪽)과 이본 왓슨 파슨스 총괄학장이 AI 공동 연구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김승환 LG AI 연구원 비전랩장은 “디자이너가 엑사원과 함께 세상에 없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디자인 컨셉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확인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시아 로슨 하라밀로 파슨스 디자인전략 스쿨 학장은 “시스템부터 서비스, 커뮤니티, 미래까지 무형(無形)을 디자인하는 파슨스 디자인전략 스쿨의 구성원들이 이번 협업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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