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혁필화로 '가훈 써주기' 시민들 호응
김민혜 앵커>
예전에 전통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혁필화', 혹시 아시나요?
현란한 색채로 즉석에서 글자를 쓰고 그림을 그려 결합한 일종의 전통 민화인데요.
'혁필화' 작가가 코로나 사태로 시달린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가훈 써주기에 나섰습니다.
최찬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찬규 국민기자>
('ㅇ' 미술관 / 광주시 동구)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작가, 오색찬란한 색깔로 화선지에 글자를 쓰고 그림도 그리는 혁필화를 선보입니다.
작가의 현란한 손놀림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푹 빠져드는데요.
이곳은 광주의 한 작은 미술관, 가훈을 무료로 써주기에 앞서 작가가 혁필화 시범을 보이는 겁니다.
현장음> 김만석 / 혁필화 작가
"무료 써 드림..."
인터뷰> 김만석 / 혁필화 작가
"가죽 '혁'자 붓 '필'자 이것을 혁필이라고 그래요. 사람들은 혁필이라고 말하면 잘 몰라요. 그래서 그림 글씨라고 하면 누구나 이해가 빠릅니다. 이건 우리 전통 민화인데..."
가죽 붓과 여러 가지 물감을 놓고 즉석에서 속도감 있게 만드는 혁필화, 조선시대 후기부터 주로 시골 장터에서 팔았지만 요즘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요.
이곳 미술관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기 위해 마련한 혁필화 프로그램, 오색찬란한 그림이 생기를 불어넣는 듯합니다.
인터뷰> 채종기 / 광주 'ㅇ' 미술관장
"(혁필화는) 주로 사자성어나 가훈 등을 가죽으로 된 붓으로 예쁘게 그려서 선물하고 구입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장르인데 지금은 많이 사라지고 없어서 아쉽고..."
지평선 위에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글자와 함께 그린 모습, 작가의 구수한 입담이 더해집니다.
현장음> 김만석 / 혁필화 작가
"일출 서광이요. 광명이요. 희망의 태양 쨍하고 해 뜰 날..."
새와 꽃을 그려 하나의 글자를 만들고, 헤엄칠듯한 물고기와 큰 왕새우에 풀잎과 꽃을 그려 넣기도 하는데요.
완성된 작품을 지켜본 사람들에게 건넵니다.
현장음> 김만석 / 혁필화 작가
"축하합니다~"
인터뷰> 이다연 / 광주시 북구
"너무 멋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서 좋은 체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최진솔 / 광주시 남구
"이렇게 이름을 받았고요. 혁필이 예쁜 것 같고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이제 미술관을 찾아온 사람들이 맡긴 가훈을 쓰기 시작합니다.
집안의 화목과 성취를 기원하는 ‘가화만사성’,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선비정신을 나타내는 ‘매란국죽’까지 멋진 솜씨를 선보입니다.
인터뷰> 오세원 / 광주시 북구
"‘범사 감사’라는 우리 집 가훈을 쓰는 체험을 했는데요. 가죽으로 만든 붓을 이용해 멋있고 예쁜 글자를 쓰자 그림이 됐어요."
직접 지은 한글 가훈을 맡긴 사람들도 있는데요.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늘 처음처럼’, 그리고 ‘하면 된다’는 가훈도 있는데요.
문자 그림이라는 색다른 모습에 지켜본 사람들이 감탄합니다.
인터뷰> 곽근영 / 광주시 북구
"(혁필화가) 우리 전통 문자 그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30년 넘게 혁필화 하나에 매달려온 김만석 작가, 간절한 바람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뷰> 김만석 / 혁필화 작가
"희망사항은 수제자를 찾고 싶은데 수제자가 마땅한 사람이 없어요. 왜냐하면 있다고 해도 중도 하차하니까 진정한 수제자를 찾고 싶은데..."
핵가족 시대 속에 ‘가훈’ 작품이 느슨해진 가족 간 소통에 한몫하게 되는데요.
가훈 작품은 전시를 한 뒤 시민들에게 선사하게 됩니다.
전통 혁필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어르신들은 추억을 느끼고, 청년세대는 신기하게 여기는 전통문화가 잘 이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최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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