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황정민, 진짜 욕 하게 만드네 [손남원의 연예산책]

손남원 2022. 9. 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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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 기자] 배우 황정민은 인생작으로 꼽을 작품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악’ 소리 나는 흥행작이거나 ‘훅’ 들어가는 명작으로 채워진 탓에 뭘 골라야될지 힘들기 때문. 그런 황정민이 또 ‘황정민’했다. 이번에는 드라마 ‘수리남’이다.

TV에서는 악역 없이 착하고 순한 연기로 일관하던 그가 진짜 독한 ‘놈’으로 돌아왔다. 보면 볼수록 욕 나오는 캐릭터다. 황정민의 악역 연기란? 패주고 싶어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힘과 마력을 갖고 있다. 기자가 그를 처음으로 인상깊게 봤던 것도 천하에 나쁜 조폭 ‘백사장’(2005년 ‘달콤한 인생’)이었다. 그때부터 17년 지난 지금, 황정민의 악역은 한층 세련되고 원숙해진 느낌이다.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이빨을 부득부득 갈게 만들 정도니 말 다했죠.

지난 9일 첫 전파를 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극본 윤종빈·권성휘, 연출 윤종빈)이 무대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 분) 때문에 누명을 쓴 사업가 강인구(하정우 분)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액션 스릴러다.

여기서 황정민은 마약상이자 사이비 종교 교주 전요환 역이다. 마약 하나만 팔아도 꼴 보기 싫은데 멀쩡한 사람 홀리는 사이비 목사라니 이를 어쩔 것인가. 여기에 황정민의 뻔뻔한 카리스마까지 더해서 버무린 순간, ’타짜’ 아귀가 귀여워보일 수준의 악귀가 탄생했다. ‘수리남’이 첫방부터 흥행 대박을 예고한 배경이다. 스릴러의 진정한 묘미는 나쁜 놈이 과연 얼마나 나쁘게 보이냐에 달렸으니까요.

스토리 소개는 생략한다. 괜한 스포일러로 악역 기자 되기 싫은게 인지상정이고 리뷰 없이 봐야 더 흥미진진할 게 분명하다. 범죄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무조건 ‘강’력’추’천한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넷플릭스는 어찌된게 마약 관련 드라마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명품 드라마 ‘나르코스’로 중남미 마약범죄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더니 드디어 ‘수리남’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입했다.

그렇다고 연예 칼럼을 너무 짧게 끝낼 수는 없으니 황정민 '약'을 더 팔겠습니다. 지난 2003년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05년 '달콤한 인생' '천군' '너는 내운명'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전도연과의 멜로 '너는 내운명'에서 순박한 시골 청년 김석중 역을 맡아 관객들 눈물을 쏙 뺐고 상복과 인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스태프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고 했다. 여기가 톱스타 황정민의 출발선이다.

이후 수 년 동안,  연기 잘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로 인정을 받았지만 흥행 톱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시기 최다관객 출연작은 전도연과의 멜로 '너는 내운명' 300만 명 수준. 2012년 드디어 전환점을 맞이한다. 코미디 '댄싱퀸'의 대박으로 활짝 웃더니 액션 누아르 '신세계'로 악역 끝판왕을 선보였고 '전설의 주먹'에서 화끈한 주먹을 휘둘렀다.

드디어 충무로 제작자와 감독들이 캐스팅 0순위로 황정민을 앞다퉈 찾는 시기가 도래했다. 웬만한 스타들은 이쯤에서 뜸을 들이며 자신의 몸값, 인기 관리에 신경을 쓰거나 쉬어갔을 테지만 황정민은 달랐다. "배우는 영화를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더니 말과 행동이 똑 같았다. ‘국제시장’(윤제균 감독)과 ‘베테랑’(류승완 감독)으로 유일무이한 연타석 쌍천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정작 황정민 본인은 "흥행은 무슨, 배우하면 좋지 뭐"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실제의 그는 그렇게 무서운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어쩌다 그가 인상을 살짝 찌푸릴라치면 저절로 몸이 움츠러듭니다. ‘음메 쫄리는 거.’/mcgwire@osen.co.kr (황정민의 이력 부분은 과거 칼럼에서 부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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