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부담에 전세금 미반환도 걱정"..전세 선호 임차인이 줄고 있다

조성신 2022. 9. 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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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매 관련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 = 김호영 기자]
월세 계약이 전체 임대차 계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등 주택 임대차 계약형태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전세 보증금 사기 피해 증가 등으로 서민들의 주거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직방이 자사 앱 이용자 1306명을 대상으로 임차인 및 임대인 선호 주거형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7.0%가 '전세' 거래를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전세 임차인은 85.4%가 전세 거래를 선호했으며, 임대인도 절반 이상인 53.5%가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임차인은 62.1%가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해 전세 임차인, 임대인과 응답 차이를 보였다. 2년 전인 2020년(10월, 전세 78.7%·월세 21.3%) 조사와 비교해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는 전·월세 임차인 57.4% 가운데 20~30대 60% 이상이 '전세'를 선호해 다른 연령대(40~50%대)보다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거주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전세' 선호 응답비율이 높았다. 세대규모별로는 4인 이상 가구에서 '전세' 선호 응답률이 더 높았다.

임차인이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한 이유는 '매월 부담해야하는 고정지출이 없어서'(53.8%)가 가장 많았고 이어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적어서' 22.0%, '내집마련을 하기 위한 발판이 돼서' 10.1%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가 40.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기·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 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 13.5%,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 11.2% 순으로 응답했다.

월세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임차인 비율(42.6%)이 2020년 조사 결과(17.9%)보다 크게 증가한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최근 매매가격이 하향 추세이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부담 등이 커져 무리하게 주택을 매입해 전세로 매물을 내놓았다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임대인의 개인 채무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제도의 허점을 노려 작정하고 전세사기를 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음 이사 시 임차(전·월세) 형태로 이사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1166명이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전세는 50.9%, 월세(보증부월세 포함)는 38.4%, 나머지는 10.7%로 임차 형태로 이사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2020년 조사와 비교한 결과, 전세 이사 계획은 감소한 반면, 월세이사 계획은 증가했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목돈 마련이 부담스러운 월세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2020년 8월 임대차법 개정 후 2년이 도래하면서 임차 매물이 부족하고 전·월세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와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불안은 해소된 상황"이라면서도 "매매시장 약세장 지속에 임대인의 대출부담 증가까지 겹쳐 보증금 반환에 대한 이슈와 분쟁이 늘고 있는 데다 임대인에 체납 정보와 대출관련 금융 정보 확인이 어려워 깡통전세, 전세사기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이어 "임대차 시장 변화 속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상호간의 신용 확인을 통해 안전한 임대차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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