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보다 고기 더 먹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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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지훈(34)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트 러버'(고기 애호가)다.
고기를 찾을 때면 "기분이 저(低)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란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즐거워한다.
한국인의 주식(主食)이 쌀에서 고기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조선 시대 때는 조정에서 수시로 우금령(牛禁令)을 내려 소 도살을 엄격히 단속했지만, 양반은 물론 일반 백성까지 소고기 맛에 빠져 숨어서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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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육류 소비량, 쌀 첫 추월
간편식·신선식품 배송 급성장에
1인당 육류 소비 50년새 10배↑
직장인 김지훈(34)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트 러버’(고기 애호가)다. 고기를 찾을 때면 “기분이 저(低)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란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즐거워한다. 국내산 소고기를 가장 즐겨 먹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저렴한 수입 소고기나 돼지고기 전문집을 매주 한 번 이상 꼭 찾는다. 김 씨는 “밥, 면 같은 탄수화물보다 육류 단백질이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매끼 고기를 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한국인의 주식(主食)이 쌀에서 고기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값싼 수입 육류 소비가 늘어난 데다, 간편식과 신선식품 배송 발달로 육류 소비량이 급증한 영향 때문이다.
13일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올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6.5㎏으로, 사상 처음 쌀 소비량(54.1㎏)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2㎏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1.12㎏씩 늘어 50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에서 2020년 57.7㎏으로 60%가량 감소했다.
한국인의 고기 사랑은 하루아침 일은 아니다. 조선 시대 때는 조정에서 수시로 우금령(牛禁令)을 내려 소 도살을 엄격히 단속했지만, 양반은 물론 일반 백성까지 소고기 맛에 빠져 숨어서 맛을 봤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대 “우리 국민도 이제는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일성 북한 주석은 인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겠다”고 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한때 수입 육류에 대한 불신이 커진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미국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16만7874t, 금액은 16억9033만 달러로 집계됐다.
육류 소비량이 늘자 식품업체들은 앞다퉈 육류 가공·유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중간 유통 없이 신선한 고기를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미트큐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산 소고기·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입 육류 제품도 모바일로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 대상그룹은 육류 가공·유통업체인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하고, 가공육 사업을 전담하는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CJ제일제당은 햄,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을 전문 판매하는 브랜드 ‘육공육’을 통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정승헌 전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육류 소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곡물과 함께 육류가 주식이 된 만큼 수급이나 가격 문제도 이제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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