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구상하는 북한..남포~원산 잇는 물길 추진 가능성도

이창규 기자 2022. 9. 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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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해와 서해를 가로지르는 대운하를 건설할 뜻을 밝히면서 김정은 집권기에 또 하나의 거대한 건설물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정책과 관련한 법령을 채택하면서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 중 하나로 대운하 건설 계획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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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 집권 때도 '운하 건설' 구상..물류 편의성·경제적 효과 기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남포의 서해갑문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동해와 서해를 가로지르는 대운하를 건설할 뜻을 밝히면서 김정은 집권기에 또 하나의 거대한 건설물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정책과 관련한 법령을 채택하면서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 중 하나로 대운하 건설 계획을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당시 연설에서 "나라의 동·서해를 연결하는 대운하 건설을 비롯한 전망적인 경제 사업들에 대한 과학적인 타산과 정확한 추진 계획을 세우며 일단 시작한 다음에는 국가적인 힘을 넣어 반드시 성공을 안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분단 후 동해와 서해를 잇는 해로가 사실상 단절되며 물류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해군의 운용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운하 건설을 구상한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 총비서가 대운하의 위치나 착공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건설 장소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일성 주석 집권 때 검토된 남포에서 대동강을 거쳐 함경남도 용흥강(영흥강)을 연결하는 수로 건설 가능성이 먼저 제기된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54년 4월27일 김일성종합대학 교원들과의 담화에서 대동강과 용흥강을 연결하는 구상을 밝히고 연구를 지시했다. 용흥강은 함경남도 영흥평야를 관통해서 동해로 빠져나가는 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비슷한 루트가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입수한 모형도 사진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남포에서 함경남도 금야강 일대, 혹은 강원도 원산까지 이어진 수로를 구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산은 북한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로 김 총비서는 원산의 명사십리 해안을 중심으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지정하고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에는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기자들이 원산을 통해 핵실험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집권 후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5년 이내에 평양시에 5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 하에 올해 초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을 준공하고 현재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 중이다. 또한 지난 2019년 중평온실농장을 건설한 데 이어 '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 완공을 목표로 연포온실농장도 건설하고 있다.

북한이 대운하를 건설할 경우 김 총비서 집권 기간 동안 살림집과 농장에 이어 또 하나의 역사적인 건설 성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살림집과 농장 건설이 경제와 인민들의 생활 향상과 관련되어 있다면 운하는 자립 경제를 추구하는 북한 경제에 일시에 파급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내부적으로는 물류 운송의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의 교역을 연결해주면서 '통과비'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북한의 관광지인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와 인근의 마식령 스키장 등으로까지 효과가 파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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