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아이파크삼성 유찰.. 부동산 침체에 경매도 찬바람

신수지 기자 2022. 9. 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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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84㎡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매각기일에서 감정가(23억1000만원)보다 낮은 22억5999만9999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지난달 2일 경매시장에 처음 나왔지만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한 차례 유찰됐다가, 최저 입찰가가 18억4800만원까지 떨어지자 매각에 성공했다. 타워팰리스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감정가의 112%에 낙찰됐고, 2020년 10월 경매에서도 감정가의 127%에 매각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아이파크삼성,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잠실동 리센츠 등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 단지가 경매에 나오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어 응찰자가 몰렸으나, 최근에는 유찰되거나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2가구는 지난달 30일 열린 경매에서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전용 157㎡ 물건 감정가는 51억7000만원, 전용 145㎡는 감정가 50억원으로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최저호가(55억원)보다 4억~5억원 낮았지만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전용 173㎡도 지난달 17일 진행된 경매에서 유찰됐다. 감정가는 시세보다 4억원가량 저렴한 28억8000만원이었다. 이 물건은 오는 21일 최저 입찰가 23억400만원에 재매각에 나선다. 일원동 목련타운 전용 135㎡ 역시 한 차례 유찰된 상황에서 오는 28일 두 번째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23억5000만원)의 80%인 18억8000만원이다.

서초·송파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들이 줄줄이 유찰되는 중이다. 8년 만에 경매시장에 등장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청구 전용 85㎡는 지난달 30일 열린 경매에서 유찰돼 다음달 4일 20억4000만원에 2차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잠실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는 지난 7월 최초 감정가(29억9500만원)보다 10억원가량 낮은 19억1680만원에 3차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오는 19일 열리는 4차 경매는 최초 감정가의 반토막인 15억3344만원에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최저호가(34억원)와 비교하면 45% 수준에 불과하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 9월 31건에서 올해 8월 74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낙찰가율은 115%에서 93.7%로 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강남구 낙찰가율도 지난해 6월 123.4%에서 지난달 99.4%로 뚝 떨어졌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 위축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탓에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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