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재밌는 상상..고종욱의 3할과 김호령의 호령존을 더하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종욱의 3할과 김호령의 호령존을 더한다면.
지난 10~11일 KIA-두산전이 생중계되는 포털사이트 중계화면 댓글에 ‘고종욱의 타격과 김호령의 수비력을 합치고 싶다’는 바람이 보였다. 알고 보면 10개 구단 모두 ‘공수겸장’ 주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느 팀이든 공수겸장 주전을 만들기 위해 이 순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KIA 역시 고종욱의 수비와 김호령의 타격 발전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개개인의 노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확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두 사람이 1군에 살아남는 건 장점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주전급 백업으로서 가치는 상당하다. 고종욱의 통산타율은 0.304이며, 올 시즌에도 48경기서 타율 0.307 2홈런 10타점 11득점으로 애버리지만큼의 생산력을 보여준다. 김호령의 호령존 역시 KIA의 대표적 자랑거리다. 통산 3할 타자, 리그 최강 외야수비 능력자는 그 자체로 유니크하다.
고종욱의 경우, 어느 순간 지명타자와 대타로 롤이 한정된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고종욱을 3경기에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러나 그 3경기서 때때로 위험한 장면이 있었고, 중견수의 수비 활동량과 부담감이 늘어나는 부작용을 확인했다.
고종욱이 안정적으로 타격 솜씨를 발휘하려면 결국 수비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주전 좌익수 이창진이 8월부터 부진하면서 최형우가 수비를 하고 고종욱이 지명타자로 들어가는 비중이 늘어나긴 했다.
그러나 최근 이창진이 슬슬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고종욱의 활용폭은 다시 좁아진 모양새다. 고종욱도 33세로 적은 나이는 아니다. 더 젊을 때 개선하지 못한 수비력의 극적인 향상을 기대하는 것보다 타석에서 안타를 더 기대하는 게 현실적이다.
김호령의 경우 올해 타격 성적이 나쁜 건 아니다. 38경기서 타율 0.265 5타점 19득점 OPS 0.633. 리그 최강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입단으로 입지가 좁아졌을 뿐, 김호령의 가치가 떨어진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소크라테스의 부상 공백기에 꾸준히 타석에 들어서자 좋은 타구도 많이 나왔다.
김호령도 30세다. 더 이상 저연차가 아니다. 좀 더 많은 기회를 보여주려면 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박찬호의 경우 유격수라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매년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올해 마침내 공수겸장 타이틀을 얻었다. 김호령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고종욱의 수비력과 김호령의 공격력이 더 올라오면, KIA 외야는 더욱 막강해진다. 장기적으로 주전 좌익수 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확장엔트리가 적용되는 요즘,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것으로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둘 다 30대지만, KIA로선 좀 더 시간을 주고 긁어볼 만한 복권들이다. 주전급 백업에 만족하기엔 나이가 아깝다. 두 사람의 장점을 더하면 매력적인 주전 외야수로 손색 없다.
[고종욱(위), 김호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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