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간곡한 부탁 "제발 관심 좀 가져주세요"[장강훈의 액션피치]

장강훈 2022. 9. 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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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상대 선수들 보기 창피해요. 제 이름 밝히셔도 되니 꼭 좀 전해주세요."

추신수는 "구장을 찾는 팬들이 미끄러지고, 어설픈 플레이를 보러 오시는 게 아니다. 선수들도 항상 최상의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 실력이 아닌 그라운드 상태 탓에 실책하는 건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며 "팬들과 상대 선수들 보기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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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시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팬들과 상대 선수들 보기 창피해요. 제 이름 밝히셔도 되니 꼭 좀 전해주세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간단히(?) 해결할 방법은 있지만,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또 한 번 두 팔을 걷어붙였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인 추신수(40·SSG)가 열악한 구장 환경에 또 한 번 분노했다. 이번 주인공은 10개구단 외야수가 모두 혀를 내두르는 인천 SSG랜더스필드다.

2002년 개장한 문학구장은 당시만 해도 최신식 구장으로 주목받았다. 라커룸 공사 등으로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손대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특히 외야 그라운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어려울만큼 상태가 나쁘다. 특히 비가 내린 뒤에는 늪지대로 변한다. 흙이 물을 머금고 있어 마치 갯벌 위에서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다.
SSG 추신수가 9회말 2사 LG 이정용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8월 폭우 이후 문학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외야수들은 “역대 어느 구장보다 최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흙이 물을 잔뜩 머금어 진흙탕이 됐는데, 그 위에 잔디가 자라있으니 언제 어떻게 미끄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탄도가 높은 타구가 외야에 떨어지면, 공이 흙에 박히기까지 한다. 바운드 측정도 안되고, 포구 뒤 송구 동작으로 연결할 때 발이 미끄러지기 일쑤다.
추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벌써 30년을 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하느라 1년여 만에 수비를 나갔는데, 처음 느껴보는 부위에 통증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플레이는 해야겠고, 지면 상태 탓에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쓰느라 생기면 안될 부위에 근육통이 생겼다는 얘기다. SSG 외야수들이 8월 하순부터 급격한 체력저하에 시달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가장 아름다운 구장 중 하나로 꼽히지만, 선수들은 최악의 구장으로 평가한다. 외야 관중석에서 바라본 문학구장. 사진제공 | SSG 랜더스
국내 최고 중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강민 역시 “내야 그라운드를 지나 한 발만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국가대표급 외야수들이 어이없는 플레이를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추신수는 “구장을 찾는 팬들이 미끄러지고, 어설픈 플레이를 보러 오시는 게 아니다. 선수들도 항상 최상의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 실력이 아닌 그라운드 상태 탓에 실책하는 건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며 “팬들과 상대 선수들 보기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지난 8일 문학구장을 찾아 허식 시의회의장과 시구, 시타를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5회말 추신수가 보낸 타구를 KIA 2루수 김선빈이 ‘2익수 위치’에서 포구해 1루로 던지려다 미끄러져 실책을 범하는 장면이 나왔다. 세이프된 추신수, 실책한 김선빈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 다른 이는 몰라도 구장 주인이라면 얼굴이 화끈거려야 정상이다.
비 온 뒤 인천 SSG랜더스필드 외야는 갯벌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엉망이 된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SSG는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도전 중이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은 ‘가을장마’가 있는데,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 기간과 겹친다. 비로 경기가 순연되는 일이 잦았고, 늘 흐름을 바꾸는 변수로 작용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비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최악의 그라운드 상태가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추신수는 “정용진 구단주께서 선수들이 최상의 플레이를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으신다. 하지만 그라운드 흙이나 잔디 교체 등을 구단주에게 바꿔달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구장 주인인 인천광역시가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야구단이 인천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더 많은 팬이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들여다보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SG는 올해 리그 최다인 81만8000여 명(13일 현재)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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