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존속의심기업에 최대주주 넘겨준 에프앤리퍼블릭
에프앤리퍼블릭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추석연휴 전 놓친 공시 한가지를 간단히 살펴보려고 해요. 최대주주 변경소식을 전한 코스닥 상장사 에프앤리퍼블릭의 이야기인데요. 최대주주 변경 공시에서 어떤점을 눈여겨 봐야할지 에프앤리퍼블릭을 통해 알아볼게요.
존속 의심 기업으로 최대주주 변경되는 에프앤리퍼블릭
에프앤리퍼블릭은 코스메틱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화장품 유통·마케팅 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예요. 마스크팩을 중심으로한 화장품 유통업을 주요사업으로 해왔는데요. 현재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패션의류, 기타잡화 유통사업에도 뛰어든 상태예요.
올해 상반기 매출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화장품보다 널디(NERDY) 등 의류잡화 브랜드의 유통 매출이 전체의 84.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화장품 유통 매출은 15.5%로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참고로 에프앤리퍼블릭은 유통사업 이외에도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과 매니지먼트업 등 다른 사업들도 해왔는데요. 몇년 전 통신·방송 등 전자사업부 사업을 중단한데 이어 2020년에는 매니지먼트사업과 여성청결제 유통사업부문도 지분 양도를 통해 사업을 중단한 상태예요.
이러한 에프앤리퍼블릭이 지난 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체결 공시를 냈는데요.
기존 최대주주인 에프앤코스메딕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2.74%(140만주)를 블리스팩과 그 특수관계인인 윈파트너스에 70억원에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에요. 계약일은 9월 6일,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자는 오는 10월 31일이에요.
주식양수도 계약은 에프앤리퍼블릭 주가를 1주당 5000원으로 계산했는데요. 에프앤리퍼블릭 주가는 지난 6월부터 3000원 선을 넘지 못하다 주식양수도 계약이 이뤄진 이달부터 3000원대를 돌파하기 시작했어요. 계약 당일(4020원, 6일 종가)과 전일 (3795원, 5일 종가)주가와 비교하면 이번 주식양수도 계약은 시세보다 약 13억원~16억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에요.
최대주주 변경은 악재?…바뀌는 최대주주 누구길래
굉장히 크고 유명한 대기업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지 않는 이상 최대주주 변경소식은 기업에도 주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은 아닌데요. 그럼 바뀔 최대주주가 누구인지 살펴봐야겠죠.
70억원에 에프앤리퍼블릭 주식 12.74%를 인수할 예정인 블리스팩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용 블리스터 포장 장비와 생산 시스템을 개발한 블리스터(Blister) 포장 전문기업이에요.
블리스터는 제품이 잘 보이도록 앞쪽은 투명 플라스틱을 뒤쪽엔 판지를 이용해 밀착 포장하는 방식인데요. 액상형 화장품 샘플을 비롯해 진단시약 등 포장에 사용돼요. 블리스팩은 블리스터 포장 뿐 아니라 동결 건조 화장품 등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예요.
이번 주식양수도 계약은 화장품 제조, 포장 회사가 유통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거니 사업적 시너지 면에서는 크게 문제될게 없어 보이는데요. 다만 공시 내용에서 주목해서 봐야할 부분이 있어요. 바로 변경예정 최대주주에 관한 사항인데요.
최대주주의 재무상황은?
7일 공시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는 블리스팩의 재무상황은 좋지 않아 보여요. 블리스팩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어요. 지난해 136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블리스팩은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의 상황은 알 수 없고 1년에 1번 제출하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이 "블리스팩의 누적결손금이 225억원으로 향후 기업존속이 가능한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고 밝히고 있어요.
향후 기업이 사업을 계속 영유해 갈 수 있는지 의심되는 곳으로 에프앤리퍼블릭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황인데요. 물론 감사보고서는 지난해 말 기준 내용이기 때문에 올해 블리스팩의 경영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해요.
감사보고서에서 블리스팩은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및 신규사업 진출을 통한 매출과 수익확보, 원가절감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어요. 특히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포장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확대한다고 했는데요.
블리스팩은 올해 글로벌 진단시약 전문기업에서 생산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을 포장하고 있으며 메디콕스와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제약사 대상 진단시약 버퍼액 블리스터 포장 공급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이 같은 상황이라면 에프앤리퍼블릭 지분 인수 역시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확대의 일환으로도 볼 수도 있는데요.
다만 블리스팩의 최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데다, 이처럼 최대주주 지위가 불안한 경우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적인 최대주주 변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전환사채 발행…최대주주 변경 변수?
한가지 더 짚어봐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바로 전환사채 관련 공시예요. 에프앤리퍼블릭은 앞서 특정인을 대상으로한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전력이 있어요.
2021년 7월 운영자금과 관계사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총 6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지난 7월 전환시기가 도래했고 전환가격도 현재 주가(3570원, 8일 종가) 보다 낮은 2319원이에요. 즉 전환사채 투자자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50%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
더욱이 전환가능한 주식 규모는 258만7322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3.54%에 달해요. 즉 전환사채 투자자의 주식교환 규모에 따라 기존 주주들에게 물량 부담이 작용하는 한편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해당 전환사채 투자자는 소피아 1호조합 30억원, 양승근씨 30억원)
참고로 에프앤리퍼블릭은 8월 31일 1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시했는데요. 이 전환사채는 납입일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 실제 발행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발행규모가 큰 만큼 발행에 따른 주식전환시 지분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미 발행된 60억원의 전환사채를 포함해 150억원의 전환사채가 추가로 발행될 경우 전환가능 주식수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의 93.68%까지 늘어난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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