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PPI·미시간대 인플레기대 괜찮을 것".."향후 근원 CPI·유가 등이 관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김영필 특파원 2022. 9. 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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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쳤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27%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6%, 0.71% 뛰었는데요.

유로화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면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 덕에 달러인덱스가 하락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지역을 탈환하면서 러시아군이 퇴각한 것도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인 요소였죠.

종목별로는 백악관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칩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램 리서치(-0.77%)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0.22%), KLA(-0.33%) 등이 영향을 받았는데요.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 14 프로맥스의 선주문이 폭발적이라는 소식에 3.85% 폭등했습니다.

월가는 13일 나올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휘발유 가격 하락에 전반적인 수치 하락 가능성이 지배적이죠. 오늘은 CPI를 비롯해 주요 지표 전망을 짚어보고 또 하나의 증시 고려 요소인 어닝과 우크라이나 상황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뉴욕 연은 1년 뒤 인플레 기대 6.2→5.7%”···“물가 계속 떨어져 지난 주 강세 누릴 수 있을 것”

우선 이날 나온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인플레이션 기대부터 보죠. 뉴욕 연은이 내놓은 8월 소비자 기대 조사를 보면 1년 뒤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인플레 기대(중앙값)가 7월의 6.2%에서 5.7%로 0.5%포인트(p)나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3년은 3.2%에서 2.8%로 낮아졌는데요. 5년은 2.3%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목표치인 2%로 하락했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장기 인플레 기대가 잘 고정돼 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인데요. 로이터통신은 “연준에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요한 8월 CPI의 경우,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대로 꽤 하락이 예상됩니다. 이날 오전11시30분 현재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수치를 보면 8월 CPI는 전년 대비 8.0%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7월에는 8.5%였는데요. 전월 대비로는 -0.1%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투자전략 헤드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big deal). 작은 마이너스라도 빅 딜”이라며 “만약에 8월 CPI가 우리 예상 수준 내이거나 그보다 더 낮은 숫자를 받아 든다면 우리는 물가가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의 3분의2는 온 것”이라고 봤는데요.

다만, 근원 CPI를 계속 봐야 합니다. 8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1%로 7월(5.9%)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월 대비는 0.3%로 7월과 변동이 없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전월 대비 0.2%를 5~6개월 정도 보고 싶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블레리나 우루치 T. 로위 프라이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기저 효과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두 번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연준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고 했죠.

근원 CPI 동향. 웰스 파고

이는 9월 0.75%p를 포함해 당분간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는 뜻인데요. 8월 CPI가 나와도 얼마나 끈적끈적한지 중앙 인플레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다각도로 살펴봐야 하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에 “8월 CPI가 연준의 단기 경로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이 환호하는 것은 물가가 내려가는 흐름이 보이기 때문이죠. “이르긴 하지만 올바른 쪽으로 잘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인 건데요.

이번 주에 나올 지표 예상치도 지금으로서는 좋습니다. 시장은 14일 발표될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8.9%로 7월(9.8%)보다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전월비로는 -0.1%로 7월(-0.5%)보다는 안 좋지만 마이너스는 유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15일에는 수입물가지수가 나오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7.7%(7월 8.8%)로 전월과 비교 시 -1.2%로 마이너스를 지속할 전망입니다.

이뿐만이 아닌데요. 16일에 있을 미시간대 9월 소비자 신뢰지수 추정치는 60.0으로 8월(58.2)보다 낫고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4.8%에서 4.6%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년 인플레는 2.9%로 전달과 같을 전망인데요.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지표죠.

OPIS에 따르면 미 전역의 휘발유값이 90일째 하락하고 있다는데요. 10곳 중 1곳은 갤런당 3달러 아래에 팔고 있다고 하죠. 전망대로만 이뤄진다면 이번 주 나올 인플레이션 관련 자료들은 좋아지거나 최소한 나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시장도 괜찮을 수 있을 겁니다. 피터 치르 아케데미 증권 거시 전략 헤드는 “나는 CPI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10월 수치도 9월보다 낮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시장이 계속해서 지난 주에 보였던 강세를 즐길 수 있게 한다”고 전했습니다.

“어닝 조정 크지 않을 것. 시장 강세 지속할 수 있어” vs “10월 어닝 시즌에 마진감소·재고증가 있을 것”

어쨌든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미래를 내다보는 주식시장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어닝에도 다시 관심을 갖는데요. 기본적으로 거시 경제 환경은 어닝에 부정적입니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경제를 둔화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정말 잘 돼 연착륙을 하더라도 연착륙 자체가 경기둔화를 의미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30일 이후 3분기 수익 성장률 추정치를 -5.5%p 낮췄다는데요.

하지만 월가에서는 둔화 정도가 걱정만큼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죠. 2분기 때도 우려가 많았지만 실상은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의 다음 시험대는 감소하는 어닝”이라며 “(시장은) 고용과 소비 같은 데이터가 강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여전히 완만한 어닝 성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강달러의 일부 완화가 어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유럽중앙은행(ECB)가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달러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내렸다. 이는 (기업들의) 해외이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달러약세→해외 어닝 증가→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시겔 교수의 말인데요. 이날 달러인덱스가 오전 한때 107.8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그러나 반론이 적지 않습니다. 아담 파커 트리바리에트 리서치 창업자는 “2분기 어닝 시즌은 혼조돼 있었고 전반적인 수치가 유지됐지만 일부 소매와 기술기 업은 눈에 띄는 약세를 보였다. 밝은 면들은 아마도 곧 사라질 것”이라며 “10월 어닝 시즌에 마진 감소나 재고 증가의 징후가 있을 것이며 우리는 어닝 추정치 감소와 매파적 연준의 결합이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증시를 하락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신용평가사 피치도 이날 경고음을 냈습니다. 피치는 “S&P 1500 지수 기업 가운데 40%가 8월29일 현재 그들의 올해 어닝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8%나 증가한 것”이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가 성장세가 올 2분기에 약간 둔화했고 2023년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은 지금은 더디지만 인플레이션과 긴축이 지속하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피치는 기업 이익 둔화를 경기침체와도 연관짓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침체 전에 기업이익이 평균 4분기 동안 감소했다는 거지요. 어닝은 다음달 27일 나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함께 당분간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인플레 가만 있어도 3% 간다는 건 너무 낙관적”···UBS “연말 유가 상승 가능성”

추가로 앞서 전해드렸듯 인플레는 큰 틀의 하락, 특히 헤드라인 중심으로 떨어진다고 보면서도 계속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레그 젠슨 브릿지워터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SALT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나면서 3%대로 정상화할 것이라는 믿음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가격 압력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유가가 연말에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데요. UBS는 “중국의 코로나19 추가 봉쇄왜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러시아의 석유수출에도 우리는 여전히 석유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다음 분기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죠. 주요 이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 종료(11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천연가스 공급중단에 석유수요 증가 △EU, 러시아산 석유 연말에 수입중단 △러시아산 원유 아시아로 갈 수 있으나 모두 가는 건 아님 등을 근거로 댔습니다.

UBS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12월에 배럴당 11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요. 이날 오후 한때 94달러 안팎에 거래됐으니 20% 넘게 상승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인플레 감소에 기여한 항공요금도 수요 급증과 함께 오를 가능성이 존재하는데요. 비행기 예약 애플리케이션 호퍼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우려가 사라지면서 올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 때의 항공료가 5년 만에 최고치를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추수감사절 때 미국 내 평균 항공료가 350달러, 국제 왕복 항공권은 평균 463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2%나 높은데요. 크리스마스 때의 국제항공요금은 26%나 치솟은 1300달러라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국채금리도 잘 봐야 한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브린 모어 트러스트의 제프 밀스는 CNBC에 “굳건하게 높은 국채금리가 회의론의 이유다. 6월 썸머 랠리에서 증시는 연준의 피봇을 믿었지만 채권시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이는 지난 주에도 나타났다”며 “단기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한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봤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3.37%선까지 올랐죠.

도이치 뱅크 설문조사 결과,

도이치뱅크의 설문조사는 아직 회의론이 여전함을 보여주는데요. 크게 보아 S&P500이 다음에 어떻게 움직이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3300이라고 답했습니다. 4500은 26%에 그쳤죠. 6월 조사 때는 3300이 72%, 4500이 28%였는데 약간 더 비관적이 됐지요. 괜찮을 수 있다는 이번 주 인플레 지표들도 실제로 좋게 나올지도 관건이죠.

불확실성은 더 있습니다. 애플과 신용카드 사업을 하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카드론 순상각률이 2.93%로 JP모건(1.47%)의 두 배이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1.60%)보다도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신용점수 660점 아래인 비우량 고객 비중이 4분의1을 넘는다고는 하는데요. 익스피리안닷컴을 보면 미 국민의 61%는 신용점수가 661점 이상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손실률은 비우량 대출이 많은 캐피털 원(2.26%)보다도 높은데요. 골드만삭스의 리스크 관리 소홀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저신용등급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서 봐둘 필요가 있는데요. CNBC는 “미국에서 가장 약한 차주들이 돈을 갚지 못하고 있고 연체를 하고 있다”며 “이것이 골드만삭스라는 놀라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세가 바뀌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이 이달 들어 자국 영토 약 3000㎢를 되찾았다고 공개했습니다. 서울 면적의 약 5배인데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미국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전투기를 주고 조종사를 훈련시켜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강세를 보이면 비극이 빨리 끝날 수도 있어 인류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도 좋은 일이지만 러시아가 전쟁 지속을 장담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쇼트 힐의 스티브 바이스는 “만약 8월 CPI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점을 보여준다면 시장은 강력한 랠리를 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하락폭과 내용이 중요하겠습니다. 내일 나올 8월 CPI에 관한 분석은 ‘3분 월스트리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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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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