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닥공' 본능을 깨운 '조규성 효과'

박찬준 2022. 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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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전북 현대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하다.

조규성은 올 시즌 전북이 오매불망 기다린 이름이었다.

조규성이 가세한 전북은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조규성은 "김천에서는 골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전북에서는 도와주는 선수들이 많아 그 부담을 덜고 있다"며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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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2시즌 전북 현대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하다. 수비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수비의 핵' 홍정호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센터백으로 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박진섭과 회춘한 윤영선이 훌륭히 공백을 메우고 있다. 전북은 올 시즌 단 29골만을 내주며 최소 실점 2위다. 선두 울산(28골)과 단 한 골 차이다.

문제는 공격이다. 43골로 최다득점 5위에 머물러 있다. '닥공(닥치고 공격)', '화공(화려한 공격)'이라는 트레이드 마크와 어울리지 않는 숫자다. 특히 아쉬운 것은 최전방이었다. 올 시즌 전북의 최전방 공격수들이 기록한 득점은 단 10골이었다. 구스타보가 8골, 일류첸코가 FC서울로 이적하기 전 전북에서 두 골을 넣었다. 전북식 막강 공격력의 힘은 결정력이었다. 좋지 못한 경기력 속에서도 특급 스트라이커들의 한방으로 승리를 챙긴 경우가 많았다. 전북이 '라이벌' 울산에 비해 절대 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는 15골씩을 넣으며, 30골을 합작했다. 이들의 존재감은 타팀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스트라이커들이 동반 부진하며,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류첸코를 보내고, 구스타보 중심의 공격진을 꾸렸지만 구스타보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아쉬운 결정력도 문제였지만, 경기력 자체가 좋지 못했다. 앞에서부터 싸워주질 못했다. 어떤 경기는 미드필더처럼 보일 정도였다. 위에서부터 눌러주질 못하니, 2선 공격수들의 활약할 공간이 생기지 않았다. 송민규 문선민 등을 활용한 제로톱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아무래도 전문 스트라이커가 뛰는 과거 전북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10일 펼쳐진 대구전, 모처럼 전북 다운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대구를 5대0으로 대파했다. 올 시즌 최다 득점, 최다골차 승리였다. '조규성 효과'였다. 조규성은 올 시즌 전북이 오매불망 기다린 이름이었다. 조규성은 상무에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일류첸코를 서울로 보낸 이유기도 하다. 아직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김 감독은 전역한 조규성을 곧바로 선발로 투입했다.

조규성이 가세한 전북은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전방에서 버텨주고, 연계를 해줄 수 있는 공격수가 가세하자, 2선 공격의 힘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날 전북은 바로우와 한교원 양 날개가 모두 멀티골을 기록했다. 최전방과 함께 전북 공격을 지탱해준 측면에서 골이 터졌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물론 조규성은 아직 100%는 아니었다. 후반 7분 멋진 돌파에 이은 슈팅을 날린 게 이날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팀 공격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하며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김 감독은 "조규성이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줬다. 경기 나가기 전에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에 부응하는 활약을 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조규성은 "김천에서는 골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전북에서는 도와주는 선수들이 많아 그 부담을 덜고 있다"며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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