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에 그림까지 '뚝딱'..AI 아티스트, 저작권은 누구에게?

홍효진 기자 2022. 9. 13.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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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 작곡에 이어 그림까지 '개인기'가 늘어나면서 아티스트로서 AI의 역량도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이 만든 AI 시인 '시아'는 30초 만에 시 한 편을 뽑아낸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AI 작곡가 이봄은 저작권협회에도 등록됐지만, 사람인 개발자가 이봄이란 이름을 예명으로 등록하고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AI의 창작 활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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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전 수상작에 인공지능(AI)의 작품이 '디지털 아트·제작 사진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란 제목의 이 작품은 입력된 문장을 이미지로 바꾸는 AI 프로그램 '미드저니'가 활용됐다. 그러나 발표 뒤 예술계를 중심으로 창작선 논란이 번졌다. AI가 만든 작품이 창작물이 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다. 디지털 아티스트 제넬 후말론은 "아주 더러운 일"이라며 심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시도 쓰고 작곡까지…'아티스트'로 진화한 인공지능
AI로 작곡하는 가상인간 작곡가 '에이미문'. /사진=A.I.M 제공
작문, 작곡에 이어 그림까지 '개인기'가 늘어나면서 아티스트로서 AI의 역량도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이 만든 AI 시인 '시아'는 30초 만에 시 한 편을 뽑아낸다. 국내 근현대시 1만2000편 이상을 학습해 작법을 익혔다. 지난달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에서는 시아가 쓴 시를 엮어 제작한 국내 최초로 AI 시극 '파포스'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6일 가상인간 작곡가 '에이미문'이 만든 가상아이돌 '리더 걸스'(Litdher Girls)의 싱글앨범 '록 스타'(Rock Star)가 발매됐다. 에이미문은 AI로 음악을 만드는 가상인간으로 AI 콘텐츠 제작사 엔터아츠가 운영 중인 가상 기획사 '버추얼(Virtual) A.I.M' 소속이다. 걸그룹 베리굿 메인보컬 출신 이소, 가상아이돌 이터니티 싱글 음반 등 80여곡의 K팝 음원에 작곡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최초의 AI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이봄'(EvoM)은 2020년 당시 신인 가수 하연의 데뷔 싱글 '아이즈 온 유'(Eyes on you)의 1차 작·편곡을 맡았다. 해당 곡은 프로듀서 누보(NUVO)와의 협업과 하연의 작사로 최종 완성됐다. AI가 만든 곡으로 실제 가수가 정식 데뷔한 세계 첫 사례였다.
AI가 만든 노래, 저작권은 '공백'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전 '디지털 아트·제작 사진 부문' 1위에 오른 인공지능(AI)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 /사진=트위터 캡처
그러나 AI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없다. 국내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정의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창작물만 저작권법 대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AI 작곡가 이봄은 저작권협회에도 등록됐지만, 사람인 개발자가 이봄이란 이름을 예명으로 등록하고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AI의 저작권은 명확히 인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은 지난 2월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AI 알고리즘 '크리에이티브 머신'을 저작권자로 인정해 달라는 AI 과학자 스테판 탈러의 요청을 기각했다. 탈러는 이 알고리즘이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독창적으로 예술작품을 창작했다"고 주장했지만 저작권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AI의 창작 활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은 "AI 창작물은 디지털 형태인 만큼 복제가 쉽다"며 "지금은 초기 시장이라 그 피해가 크지 않다고 해도 향후에는 복제 등 침해 정도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원장은 "AI가 스스로 창작물을 만드는 수준까지 와버렸는데 이에 대한 권리는 공백인 상태"라며 "다만 사람에게 부여된 저작권이라는 개념과 동일하게 접근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AI의 권리는 '창작권'이라는 별개의 권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저작권법을 개정하기보다는 별도의 법률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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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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