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홈런왕이 부상을..'2위와 5.5G차→타이브레이커' 1년전 악몽 엄습

이후광 2022. 9. 1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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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외부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어 공격력 강화를 노렸던 KT 위즈.

시즌 막바지까지 전략이 적중하는 듯 했지만 하필이면 3위 싸움이 치열할 때 야심차게 영입한 30억 거포가 부상 이탈했다.

올 시즌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박병호의 호쾌한 스윙에 기대를 걸었던 KT였기에 이번 부상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KT가 1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고 목표인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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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조은정 기자]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KT 선두타자 박병호가 좌중간으로 향하는 2루를 날린 후 세이프하는 과정에서 다리 부상을 입으며 구급차에 실려가고 있다. 대주자 김병희로 교체. 2022.09.10 /cej@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4년 만에 외부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어 공격력 강화를 노렸던 KT 위즈. 시즌 막바지까지 전략이 적중하는 듯 했지만 하필이면 3위 싸움이 치열할 때 야심차게 영입한 30억 거포가 부상 이탈했다. 디펜딩챔피언에게 타격 부진이 극에 달했던 작년 10월의 악몽이 엄습하고 있다.

갈 길 바쁜 KT 위즈는 지난 10일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가 발목을 다치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고척 키움전에서 2회 좌중간으로 안타를 날린 뒤 2루 베이스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태그를 피하려다 우측 발목을 접질린 것. 추석 연휴라 아직 전문의 검진은 받지 못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올해는 끝난 것 같다. 인대를 다쳤기 때문에 1~2개월로는 회복이 어려울 것 같다”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시즌에 앞서 3년 총액 30억원에 KT맨이 된 박병호는 FA 계약 첫해를 맞아 120경기 타율 2할7푼3리 33홈런 93타점 OPS .894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즌 초반 간판타자 강백호가 부상 이탈했을 때 중심타선에서 영양가 있는 홈런을 펑펑 쏘아 올렸고, 그 결과 2위 호세 피렐라(24개, 삼성)에 무려 9개 앞선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박병호는 올해 유독 부상선수가 많은 KT를 3위 싸움까지 이끈 장본인이었다.

4번타자의 부상으로 이강철 감독의 근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중심타선의 단순한 전력 약화를 넘어 라인업 전체의 구심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박병호의 호쾌한 스윙에 기대를 걸었던 KT였기에 이번 부상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박병호 없는 라인업으로 0-5 완패를 당한 터. 이로 인해 해결사 부재에 시달렸던 작년 10월의 악몽까지 스멀스멀 떠오르고 있다.

[OSEN=고척, 조은정 기자]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루 KT 강백호과 우월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2.09.10 /cej@osen.co.kr

KT에게 2021년 10월은 그야말로 고난의 시간이었다. 9월 한때 2위 삼성에 무려 5.5경기 앞선 선두를 유지했지만 9월 말부터 6승 3무 12패의 부진을 겪으며 10월 23일 삼성에 1위를 내줬고, 타이브레이커를 거쳐 우여곡절 끝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당시 베테랑 유한준, 박경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했고, 황재균, 장성우 등 다른 해결사들까지 동반 슬럼프를 겪었다. 10월 득점권타율은 한화와 함께 리그 최하위(2할9리)였다.

작년처럼 1위 도전은 아니지만 KT는 올해도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다. 3위 키움에 0.5경기 뒤진 4위에서 매 경기 순위가 뒤바뀌는 살얼음 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다행히 5위 KIA와의 승차는 7경기로 벌어져 있지만 수원KT위즈파크에서의 첫 가을야구를 준플레이오프로 치러야 2연패를 향한 희망을 조금이라도 더 키울 수 있다.

박병호가 빠진 KT 라인업의 키플레이어는 강백호다. 강백호가 이탈했을 때 박병호가 역할을 한 것처럼 강백호 또한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 박병호의 역할을 대신할 필요가 있다. 44경기 타율 2할4푼4리, 최근 10경기 타율 2할1푼2리로는 절대 국민거포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 강백호가 반등해야 위즈파크의 첫 가을야구가 준플레이오프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타자가 좋으면 승리를 하고, 투수가 좋으면 우승을 한다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에서 마운드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지만 그 전에 일단 쳐야 경기를 이겨 우승으로 향할 수 있다. 박병호 없이 치러야하는 남은 19경기. KT가 1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고 목표인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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