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부재에도 파죽지세.. 강릉고 대회 첫 우승 노린다

오늘 강릉고 vs 부산고 봉황대기 결승
투수 김백산·타자 황우영 맹활약
3년 전 준우승 설욕 씻을지 주목

▲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등학교-장충고등학교 준결승전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강릉고 정재우가 3회초 홈인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일보

강릉고가 부산고를 상대로 창단 이후 첫 봉황대기 우승을 노린다. 강릉고는 13일 오후 2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산고와 결승전에 나선다.

강릉고는 1975년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린다. 앞서 2019년 이 대회 결승에서 휘문고에 패해 준우승을 기록, 3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강릉고가 만약 이번 대회 우승기를 들어 올린다면 사령탑없이 정상에 서는 초유의 기록을 쓴다.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재호 감독이 신일고와 2회전부터 자리를 비웠지만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안착했다.

사령탑 부재뿐만 아니라 올해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릉고가 우승의 문턱까지 가는 과정에서 ‘에이스’ 김백산(원주중 졸)과 ‘돌격대장’ 황우영의 활약이 눈에 띈다.

김백산은 신장 183㎝, 체중 83㎏의 건장한 체격으로 140㎞대 중반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정확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오른손 투수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47이닝을 소화했고 5승 1패를 거뒀다. 특히 이번 대회 사령탑 부재 속에서 에이스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책임감은 지난 7일 유신고와 8강전에서 특히 돋보였다. 당시 김백산은 2회 마운드에 올라 4⅓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92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김백산은 유소년 선수 보호 및 부상 방지 제도에 따라 의무 휴식일이 부여됐다. 91개 이상 공을 던졌다면 4일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해 김백산은 지난 8일 장충고와 준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김백산은 2학년이던 2021년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최지민(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강릉고 에이스 계보를 이어받은 김백산은 오는 15일 열리는 KBO 리그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마지막 쇼케이스에서 호투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강릉고로 전학 온 황우영은 이번 대회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강릉고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대회 타율은 0.400(25타수 10안타)으로 20타석 이상 소화한 팀 내 선수 중 가장 높다. 파워보다는 정교함이 돋보이는 타자다. 올 시즌 26경기에선 94타수 32안타 10사사구 타율 0.340, 17타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대회 첫 2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황우영은 이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유신고와 8강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장충고와 4강전에서 4타수 3안타 1사사구 3타점 2도루를 기록, 팀에 10-2 승리를 안겼다. 그의 장점인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강릉고가 팀 타율 0.317, 팀 평균자책점 1.44로 공수의 조화를 자랑하며 결승까지 오른 가운데 부산고는 팀 타율 0.284, 평균자책점 0.88을 기록 중이다. 강릉고가 뽐내는 뜨거운 화력 대 부산고의 막강한 투수력 중 어느 것이 팀을 승리로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심예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