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조치 풀 준비를.. 이젠 일상으로 돌아갈 필요"

김경은 기자 2022. 9. 13. 03: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문가들 "비상대응 단계서 그 다음으로 넘어가야"
추석 연휴 확진자 2만~3만명대
"병원·요양원 등 필수 시설 외 실내마스크 착용 해제 바람직"
"코로나 검사와 백신 접종도 고위험군 중심으로만 시행을"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하루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만~3만명대로 낮아졌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3만6938명이 새로 확진돼 1주 전보다 500여 명 줄고 2주 전보다는 14.3% 감소했다. 12일 병원에서 치료받는 위중증 환자는 553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22명으로 주간 일평균(49명)의 절반을 밑돌았다. 지난 11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2만8214명으로 55일 만에 2만명대로 내려왔다. 4주 전인 8월 17일 18만746명으로 정점에 달했던 코로나 재유행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 연휴 하루 2만~3만명대 확진자는 병·의원 휴무와 PCR(유전자 증폭) 검사 감소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휴를 마치고 PCR과 신속항원검사가 본격 재개되면 ‘숨은 감염자’가 집계되기 시작해 일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3~4일 뒤부터 확진자가 어느 정도 증가할 수는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유행세 감소 추세는 일정 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재유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감염병(코로나)도 점점 일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제 ‘잊힐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잊힐 준비라는 게 과학적 표현은 아니지만, 비상시 대응 체계에서 일상적 대응 체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입국 전 PCR 검사를 폐지한 것처럼 남아있는 다른 방역 조치들도 점진적으로 해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 재유행도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끝나가고 있고 최대 1200개 중증 병상 확보 역량도 갖춰진 이상, 다음번 재유행이 와도 동일하게 대응하면 큰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행이 다시 증가하면 어느 정도 방역 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그게 국민의 기약 없는 희생과 노력에 기대는 상황이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정부에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등 성급한 일상 회복을 시도했다가 델타나 오미크론 사태를 겪으며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유행들을 지나면서 거리 두기 없이 감염병 유행을 극복할 수 있는 데이터와 경험이 쌓였다는 평가가 전문가들에게서 나온다.

정 교수는 “다음 코로나 유행은 빠르면 오는 12월, 늦으면 내년 3월 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유행이 마무리돼 가는 지금 각자 자리로 돌아가 다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해외 선진국 중 거의 우리나라만 영·유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병원·요양원 등 꼭 필요한 시설에서만 마스크를 쓰고 나머지는 규제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해외에서 입국 후 받는 PCR 검사 규제는 새로운 변이 유입에 대한 감시나 확산 억제 측면에서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도 “일찌감치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간 서구 선진국들처럼 거리에선 마스크를 벗고, 병원 등 필수 시설 외 공간에서도 고위험군만 알아서 착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코로나 검사와 백신 접종도 고위험군 중심으로 하면서 코로나와 공존할 때가 왔다”고 했다.

한편 최근 주간 일평균 6만명대를 기록해온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쯤 뒤에는 5만명대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일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 보고서에서 현재 유행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1일 신규 확진자가 5만1780명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값인 감염재생산지수(R)를 최근 1주간 집계치인 0.83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다만 이 같은 예측에 추석 연휴 이동량과 대인 접촉 증가 변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은옥 건국대 교수 연구팀 역시 감소세가 이어져 21일 신규 확진자가 6만1703명 나올 것이라고 봤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