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 마시면 안 되지만..SSG KS 행복한 상상 '김광현이냐 문승원이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는 두 번 했으니까…(김광현)”, “광현이 형이 하지 않을까요.”(문승원)
선두 SSG는 시즌 막판 크게 고전한다. 10일 대전 한화전까지 3연패하며 2위 LG에 3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나마 11일 대전 한화전 대승으로 한 숨 돌렸다. 마침 LG가 대구 삼성전서 덜미를 잡히면서 다시 4경기 차다.
아직 SSG는 김칫국을 마시면 안 된다.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그렇게 쉽게 성사되지 않을 분위기다. 그렇다고 해도 확률상 여전히 SSG의 우승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행복한 상상 하나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6일 잠실 LG전 직후 나왔던 얘기다. 새로운 마무리투수 문승원이 약 4년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당시 LG를 5경기 차로 밀어낸, 아주 중요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현 시점에서 문승원의 마무리 연착륙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단, 마인드는 아주 좋다. 우선 ‘선발체질’이라며 세이브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페이스가 나빠지면 노경은, 김택형, 서진용 등에게 마무리 보직을 넘겨줘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내년에 선발투수로 돌아가면 올해 불펜 경험이 위기관리 차원에서 좋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마무리투수 최대의 적, 심리적 압박감이 문승원에겐 덜하다.
그래서 SS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면, 그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문승원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건 (김)광현이 형이 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광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서 우승을 확정한다면, 그래도 문승원은 마운드에서 동료와 함께 환호하는 욕심을 내지 않을까. 그러나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광현이 형이 완봉해야죠.” 심지어 “이제 처음으로 마무리를 했다. 김칫국을 마시면 안 된다”라고 했다.
현실적인 발언이다. SSG의 불펜, 특히 마무리가 상대적으로 불안한 건 사실이다. 때문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라면, 에이스 김광현의 전략적 배치도 가능하다. 실제 SK가 2010년과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할 때, 마운드에는 김광현이 있었다. 김광현은 2010년에는 포수 박경완에게 90도로 인사한 뒤 박경완에게 안겼으며, 2018년에는 전광판 쪽으로 돌아 멋진 포즈를 취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된 직후의 세리머니는 구단은 물론 KBO리그의 역사책에도 선명하게 남는다. 과거 삼성 왕조와 두산 왕조의 기 막힌 세리머니도 화제를 모았다. 삼성 선수들은 2013년 우승 직후 느닷없이 상체를 꺾은 뒤 고개를 한 방향으로 일제히 돌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포즈를 취해 즐거움을 안겼다. 유희관(몬스터즈)은 2016년 우승 후 아이언맨 마스크를 뒤집어썼다. 동료들이 일제히 쪼그려 앉아 유희관을 돋보이게 했다.
올해 SSG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기회가 있을까. 김광현에게도 같은 질문이 날아들었다. 그는 “승원이가 피날레를 할 것이다. 나는 두 번 했으니까”라고 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라고도 했다.
김광현은 누가 마지막을 장식하든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만 기원했다. “그냥 점수 차가 좀 나서 편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승원이가 편하게 던지면 좋겠다. 한국시리즈에 선발로 나간다면 뒤에 대기할 마음도 있다”라고 했다.
결정은 김원형 감독이 한다. 물론 지금 김 감독은 그걸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김광현의 2010년, 2018년 우승 당시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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