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계속 뛰는데도..'고정'보다 '변동'

최희진 기자 2022. 9. 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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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가 '변동금리'..8년 새 최고
"최초 이자 부담은 덜 수 있어도
금리 상승기엔 고정 선택이 유리"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가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는데도 국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금리인상기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최초 대출 당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다보니 소비자들이 변동금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변동금리 대출이 있는 차주(대출받은 사람)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기준금리를 총 2.0%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2.0%포인트 인상될 때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은 연간 128만8000원 증가한다.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지만, 새로 대출받는 차주들은 변동금리 대출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지난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82.2%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늘었다.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더 선호하는 것은 최초 대출 당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070~6.330%로, 혼합형(고정형) 금리(4.450~6.426%)보다 낮다. 동일 시점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데 최근에는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최근 많이 오르면서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지난 7~8월에는 5년물 은행채 금리가 하락해 한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긴축 의지를 재확인한 후 은행채 금리가 다시 뛰었고, 고정금리도 치솟았다.

은행 관계자는 “차주들에겐 다음달에 내는 이자가 얼마인지가 중요하다”며 “당장의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출받는 시점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더라도, 금리 상승기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변동금리가 계속 오르다보면 몇 달 후에는 고정금리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변동금리를 택했는데 향후 금리가 치솟는다면 높은 변동금리를 낮은 고정금리로 바꿔 주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볼 만하다. 신청은 15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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