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시대, 호흡기 건강기능식품에 기대 거는 이유[친절한 식품 이야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21년 세계 10대 사망 질환을 발표했다. 1위 허혈성 심장질환, 2위 뇌졸중에 이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하기도 감염증이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기관지 및 폐암은 6위였다. 이를 정리해보면 3·4·6위가 호흡기와 관련된 질환이다. 이 질환들의 사망률 합은 1위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3위 질환인 COPD는 2050년에는 사망률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망 원인 질환 7위로 발표된 바 있다. COPD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폐 기능이 약화돼 최종적으로는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는 병이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부분이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지목되는 발병 요인은 흡연이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도 COPD의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COPD 환자가 호흡 기능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내원하였을 경우 이미 50% 이상 폐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진단받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손상은 원인 제거,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치료를 병행해도 회복이 어려운 비가역적인 손상이다. COPD는 다른 어떤 질환보다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COPD의 발병 원인이자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7㎍/㎥ 증가할 때마다 COPD 발생이 33%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정부는 2019년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위해에 직접 대응할 방안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국민 개개인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를 스스로 정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민간에 떠도는 것처럼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날에는 돼지고기를 먹거나 도라지를 달여 마셔야 할까. 미세먼지에 의한 기저질환의 증상 악화, 호흡기 질환 등의 발병 위험률 증가에 대처할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 시점에서 미세먼지에 대응한 호흡기 관련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은 개발된 바 없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의 수요 증가와 기능성 식품 소재 섭취에 따른 호흡기 건강 증진에 대한 과학적 근거들이 보고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2020년 8월 ‘호흡기(기관·기관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란 신규 기능성 항목을 제정했다. 또 평가지침도 배포함으로써 건강기능식품이 호흡기 건강 개선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호흡기 건강 관련 기능성 식품의 원료가 개발된다면 국민 건강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관련 시장도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호흡기 질환은 당뇨병이나 뇌졸중보다 많이 발생하며, 65세 이상의 남성 인구를 대상으로 했을 때 COPD와 고혈압의 유병률은 약 30%로 유사하다. 사회·경제적 비용은 당뇨와 고혈압보다 5~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다수의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호흡기 건강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 개발돼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 기능성 식품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신희순 한국식품연구원 노화대사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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