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미스터리·활극 만나 바야흐로 '법정물 전성시대'

이복진 2022. 9. 1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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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OTT 법정드라마 성찬
'법대로 사랑하라' 이승기·이세영 케미
'블라인드' 연쇄살인범 쫓는 형제 분투
'변론을 시작..' 진실 좇는 법정 미스터리
'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표 원맨쇼 기대
'디 엠파이어' 명문가를 둘러싼 스캔들
공전의 히트를 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영향으로 최근 법정물 드라마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지상파나 케이블, 종편 채널은 물론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법정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우영우’ 이전부터 법정물은 올해에 쏟아지다시피 방영됐다. 이들은 변호사, 검사, 판사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기에 약간의 변주를 더해 각자 개성을 표현했다.

소년 범죄를 판결하는 판사를 이야기한 넷플릭스 ‘소년심판’이나 군검사를 다룬 tvN ‘군검사 도베르만’, 과거로 회귀한 검사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변호사가 된 의사 MBC ‘닥터로이어’, 변호사이자 로스쿨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비리를 밝히는 SBS ‘왜 오수재인가’, 경찰대 학생이 교도소에 들어가 거대 악을 벌하는 JTBC ‘인사이더’, 사기꾼으로 몰린 변호사 MBC ‘빅마우스’ 등이 이러한 ‘변주를 더한 법정물’이다.

올해 최고 히트 법정물인 ‘우영우’도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여성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우영우’는 법정물에 대해 관심이 없던 시청자에게도 법정물의 재미를 알려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일 ENA에 따르면 여성 평균 시청률은 62.9%로 남성(37.2%)보다 1.7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10대 비중이 9.8%로 20대(8.1%)보다 높았다. 4∼9세는 2.7%, 30대는 8.9%, 40대는 23.6%, 50대는 30.6%, 60대 이상은 16.4%를 기록했다. 이는 드라마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탈북민, 영세 상공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겪고 있는 법정 분쟁을 다루면서도 밝고 명랑한 분위기에 가슴 따뜻해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부모(40∼50대)와 같이 시청하는 10대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법정물 인기는 ‘우영우’ 이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우선 다양한 법정물이 안방극장을 찾는 건 맞다. 바통은 KBS2가 제일 먼저 이어받았다. KBS2는 지난 5일부터 검사 출신 한량 건물주 김정호와 4차원 변호사 세입자 김유리를 주인공으로 법률상담카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법대로 사랑하라’를 방영 중이다.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으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조금 더 비중을 둬 ‘법정물을 표방한 로맨스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5일부터는 불량함과 껄렁함으로 무장한 검사가 부와 권력이 만든 성역,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욕심쟁이들까지 시원하게 깨부수는 ‘진검승부’를 방영한다.

오는 16일에 첫 방송 되는 tvN ‘블라인드’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 형사 류성준과 완벽주의 판사 류성훈, 인간 우선주의 복지사 조은기 사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OTT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21일 정려원, 이규형 주연의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를 공개한다.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물어뜯는 독종 변호사 노착희와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별종 변호사 좌시백이 함께 일하며 맞닥뜨리는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법정 미스터리 드라마다.

오는 23일에는 SBS에서 남궁민 주연의 ‘천원짜리 변호사’를 방영한다. 수임료가 단돈 1000원이지만 실력은 최고인 천지훈이 돈 많은 법꾸라기, 몸값 비싼 변호사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드라마 소개에 ‘변호 활극’이란 단어를 넣었을 정도로 밝은 드라마로, 남궁민의 전작 KBS2 ‘김과장’만큼 통쾌함과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뒤인 24일 JTBC에서 방송하는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정반대 분위기다. 법으로 권력을 잡은 가문의 욕망과 위선,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스캔들을 다룬다.

김선아가 중앙지검 특수부 부장 한혜률, 안재욱이 두 얼굴을 감춘 한혜률의 남편 나근우 역을 맡았다. 이미숙, 신구, 송영창, 오현경 등도 출연한다. 드라마 내용은 상위 0.1% 가정사를 다룬 ‘SKY 캐슬’을 연상시킬 정도로 무겁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법과 관련된 드라마 시청 욕구가 커짐에 따라 법정물 드라마가 계속 방영될 것인데, 우리만 할 수 있는 특화된 법정물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 드라마 스타일을 흉내 내서 진지하고 무겁기보다는 ‘우영우’나 ‘연모’ ‘갯마을 차차차’처럼 말랑말랑한 법정물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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