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한번도 못 받았지만.." 타이거즈 나스타, 2차스탯 그 이상의 위대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MVP는 한번도 못 받았지만...”
KIA ‘나스타’ 나성범은 올 시즌 클래식 스탯보다 2차 스탯에 강점이 있는 대표적 선수다. 나성범은 11일까지 124경기서 480타수 155안타 타율 0.323 21홈런 94타점 84득점 장타율 0.535 출루율 0.414 OPS 0.949 득점권타율 0.321.
출루율, OPS 3위, 최다안타, 타점, 득점, 장타율 4위, 홈런, 타율 5위다. 물론 이 성적도 아주 훌륭하다. 시즌 내내 꾸준하게 활약해온 결과물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1위를 달리는 부문은 없다. 이정후(키움)와 호세 피렐라(삼성)가 너무 잘 하기 때문이다.
나성범의 진가는 2차 스탯에서 입증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나성범은 타격 WAR 6.33으로 3위, 종합 WAR 6.19로 4위다. 이정후와 피렐라를 바짝 쫓는다. 조정득점생산력과 가중출루율, 공격 RAA(타격+도루+주루)는 167.0, 0.426, 46.2로 역시 이정후와 피렐라에 이어 3위다.
이정후와 피렐라를 앞서는 항목도 있다. 우선 인플레이타구 타율이 0.384로 리그 1위다. ‘바빕신’의 가호를 가장 잘 받았다는 의미이면서도, 그만큼 그라운드 곳곳으로 타구를 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다. 승리확률기여도는 4.06으로 이정후(5.63)에 이어 2위다. 피렐라(3.86)를 3위로 밀어낸 상태다.
그렇다면 나성범은 이런 양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1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야구에 관심이 많은 팬은 2차 스탯도 관심 있게 보시겠지만, 사실 대부분 팬은 홈런이나 안타를 치냐, 안 치냐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어쨌든 나에 대한 기대치는 큰 듯하다. 팬들의 관심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나성범도 당연히 자신이 2차 스탯이 좋은 스타일이라는 걸 안다. 웃으며 “가끔 찾아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몇 경기 반짝 임팩트를 보여주는 것보다 꾸준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퐁당퐁당보다 팀에 꾸준히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개인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없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나성범은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연히 나도 욕심이 있다. 아직 MVP를 한 번도 못 받아봤다. 그렇지만 노린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욕심보다 팀이 이기는데 포커스를 둔다. 꾸준히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팀 퍼스트 마인드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다 보니 출루 등 기본을 중시한다. 나성범은 전형적인 OPS형 타자이기도 하다. 나성범은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당연히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많은 금액(6년 106억원)에 걸맞게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특정 항목 수치에서 잘 하는 것 이상으로 무형의 가치를 선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나성범은 “올 시즌 준비도 남다르게 했다. 느낌도 달랐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었다. 솔직히 후배들에게도 게으른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더 열심히 한 것도 있다. 팀도 한 계단 더 올라가면 좋겠다.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나성범은 함평 1차 스프링캠프 때 굳이 안 해도 될 숙소 합숙을 선택했다. 새까만 후배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타이거즈에 스며들었고, 새로운 기둥이 됐다. 시즌에 들어와서도 KIA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항상 솔선수범하는 선배이자,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다. SSG에 추신수 같은 존재가 KIA에선 나성범이다.
혹시 클래식 스탯에만 환호하는 사람들은 2차 스탯을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2차 스탯을 봤다면 이 기사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나성범은 진짜 타이거즈의 나스타로 거듭났다.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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