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우후죽순 출렁다리 인기도 '출렁'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산이나 호수 경치 좋은 곳에 출렁다리가 많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마치 유행처럼 지자체마다 앞다퉈 설치하는데, 들이는 세금에 비해 관광객들의 관심은 금세 사그라드는 모습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충남 논산에 있는 탑정호 출렁다리입니다. 길이 60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인데요.
최근 관광자원을 늘린다며 출렁다리를 만들었거나 만들려 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두 봉우리를 연결한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관광객들은 공중을 걷는 듯한 아찔함을 즐깁니다.
[유승도 / 경남 김해시]
"김해에서 왔는데 원주 출렁다리가 너무 좋다해서 시간 맞춰서 올라왔거든요. 올라오니까 너무 좋습니다. 산세도 좋고. 풍경도 좋아서."
2018년에 완공된 이후 300만 명 넘게 찾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출렁다리의 인기가 많은 건 아닙니다.
13년 전에 개통한 충남 청양군의 천정호 출렁다리.
개통 당시만 해도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인근 상인]
"주변으로 예산 출렁다리, 논산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좀 줄었지. 오늘 (버스) 두 대 들어왔잖아요. 저거 오랜만에 들어온 거고."
인근 지역에서 더 긴 출렁다리를 놓자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겁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63개였던 출렁다리는 지난해 기준 208개로 급증했습니다.
전국 시군구, 기초 지방자치단체 숫자에 맞먹습니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관리하다보니, 난립하는 걸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김모 씨 / 서울 노원구]
"너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요즘 곳곳에 출렁다리가 거의 지자체마다 한 개씩은 다 갖고 있어요, 보니까."
지자체가 앞다퉈 수억 원씩 들여 지었지만, 찾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한때 가장 긴 다리로 최단 기간 최다 방문객을 뽐냈던 충남 예당호 출렁다리마저 방문객이 줄었습니다.
관광객들은 특색 없이 많이 생기다 보니 흥미가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신문섭 / 충남 아산시]
"특별히 테마가 될 만한 게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요. 경쟁적으로 이런 걸 길게 만들고 높게 만들고 하기 때문에 인기는 좀 시들해졌어요."
관광객 발길이 뜸해져도 유지 관리비는 매년 수천만 원씩 투입되는 상황.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유지 관리비는 올해 기준으로 추가 경정 예산에 5천만 원을 세운 상태예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록을 홍보하며 출렁다리 공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훈 /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다른 지역의 출렁다리와 여기의 출렁다리는 무엇이 다르다는 것들이 확연하게 드러날 때 사람들은 이용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다시 생기거든요."
어느새 레드오션이 된 출렁다리,
관광객에게는 감동이 없는 관광상품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