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우후죽순 출렁다리 인기도 '출렁'

정다은 2022. 9. 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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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산이나 호수 경치 좋은 곳에 출렁다리가 많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마치 유행처럼 지자체마다 앞다퉈 설치하는데, 들이는 세금에 비해 관광객들의 관심은 금세 사그라드는 모습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충남 논산에 있는 탑정호 출렁다리입니다. 길이 60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인데요.

최근 관광자원을 늘린다며 출렁다리를 만들었거나 만들려 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두 봉우리를 연결한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관광객들은 공중을 걷는 듯한 아찔함을 즐깁니다.

[유승도 / 경남 김해시]
"김해에서 왔는데 원주 출렁다리가 너무 좋다해서 시간 맞춰서 올라왔거든요. 올라오니까 너무 좋습니다. 산세도 좋고. 풍경도 좋아서."

2018년에 완공된 이후 300만 명 넘게 찾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출렁다리의 인기가 많은 건 아닙니다.

13년 전에 개통한 충남 청양군의 천정호 출렁다리.

개통 당시만 해도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인근 상인]
"주변으로 예산 출렁다리, 논산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좀 줄었지. 오늘 (버스) 두 대 들어왔잖아요. 저거 오랜만에 들어온 거고."

인근 지역에서 더 긴 출렁다리를 놓자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겁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63개였던 출렁다리는 지난해 기준 208개로 급증했습니다.

전국 시군구, 기초 지방자치단체 숫자에 맞먹습니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관리하다보니, 난립하는 걸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김모 씨 / 서울 노원구]
"너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요즘 곳곳에 출렁다리가 거의 지자체마다 한 개씩은 다 갖고 있어요, 보니까."

지자체가 앞다퉈 수억 원씩 들여 지었지만, 찾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한때 가장 긴 다리로 최단 기간 최다 방문객을 뽐냈던 충남 예당호 출렁다리마저 방문객이 줄었습니다.

관광객들은 특색 없이 많이 생기다 보니 흥미가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신문섭 / 충남 아산시]
"특별히 테마가 될 만한 게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요. 경쟁적으로 이런 걸 길게 만들고 높게 만들고 하기 때문에 인기는 좀 시들해졌어요."

관광객 발길이 뜸해져도 유지 관리비는 매년 수천만 원씩 투입되는 상황.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유지 관리비는 올해 기준으로 추가 경정 예산에 5천만 원을 세운 상태예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록을 홍보하며 출렁다리 공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훈 /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다른 지역의 출렁다리와 여기의 출렁다리는 무엇이 다르다는 것들이 확연하게 드러날 때 사람들은 이용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다시 생기거든요."

어느새 레드오션이 된 출렁다리,

관광객에게는 감동이 없는 관광상품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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