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분기도 하향세.. 車는 강달러 타고 '개선 신호탄' [기업 실적 역성장 경고등]

김민기 2022. 9. 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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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전망 희비
"IRA 악재, 원화약세 효과로 상쇄"
현대차 영업익 64.8% 증가 예상
IT 수요 줄며 반도체도 재고 쌓여
삼성 14.7%, SK 28.4% 축소 전망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에 3·4분기 국내 기업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으나 자동차, 이차전지 등 수출주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둔화 움직임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반도체주는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현실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47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6067억원) 대비 6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도 2조2429억원으로 50.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3270억원에서 2조834억원으로 57.0% 늘어날 전망이다.

■환율급등에 자동차주 '실적 기대'

자동차주의 실적이 좋은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상승이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한 덕분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80.80원으로, 14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연내 15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율 효과'에 주가도 상승세다. 현대차는 지난 8일 2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지난 5일 올 1월 21일(종가 기준 20만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20만원을 회복한 뒤 4거래일 연속 20만원대를 이어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평균환율(1144원) 대비 15% 이상 절하됐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악재는 원화약세 효과로 상쇄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방산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무기수출 계약이 겹치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3·4분기 영업익 추정치가 37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29.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차전지 소재 관련주들의 실적전망이 밝다. 상반기에 올랐던 원가가 3·4분기부터는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85억원으로 554.3%, 에코프로비엠(1183억원)은 190.9%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코스닥에서는 파라다이스(281.1%), 셀트리온헬스케어(259.5%), 테스(167.2%), 넥스틴(146.%), 심텍(121.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17.3%) 등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주 4·4분기까지 '실적악화'

반도체주는 글로벌 IT 수요위축에 따른 반도체 판가 하락과 출하량 감소로 인해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통상 3·4분기는 반도체업종의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실적 하향세는 4·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3조4961억원으로 전년동기(15조8175억원)보다 14.7%, 4·4분기는 13조8667억원에서 12조2860억원으로 11.4% 각각 축소될 것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는 더 안 좋다.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1718억원에서 2조9865억원으로 28.4%, 4·4분기는 4조2195억원에서 2조3340억원으로 44.7%의 하락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낸드플래시 현물가는 물론 고정거래가격도 내림세여서 타격이 크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월 대비 14%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환율급등,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증시 유동성이 줄어 실적악화가 우려된다. 삼성증권(-42.2%), 미래에셋증권(-37.9%), 키움증권(-30.9%), NH투자증권(-21.3%) 등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20~40%대의 영업이익 축소가 예상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물가라는 환경 자체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실적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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