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후 첫 200이닝-200K 향한 도전 다시 시작

김원익 2022. 9. 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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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토론토) 이후 첫 200이닝-200K를 향한 안우진(키움)의 도전이 다시 시작된다.

키움은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 선발로 안우진을 예고했다. 약 12일만의 선발 복귀전이다.

안우진은 지난 1일 고척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거둔 이후 훈련 도중 손가락에 찰과상을 입었다. 미세한 부상이었지만 4위 kt위즈와 매일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키움이기에 더욱 반가운 복귀 소식이다.

안우진이 2006년 류현진 이후 첫 200이닝-200탈삼진 대기록 도전을 다시 시작한다. 사진=김재현 기자
안우진 개인으로도 역사적인 대기록 도전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바로 KBO리그 역대 11번째 200이닝-200탈삼진 동반 달성 기록이다.

1983년 장명부를 시작으로 최동원, 김시진, 선동열, 주형광, 정민철, 페르난도 에르난데스, 류현진 등 당대를 대표하는 에이스들만이 거둔 대기록이다. 하지만 야구 분업화가 정착된 이후 이른바 ‘완투형 에이스’들이 줄어들면서, 최근엔 더 보기 힘들어진 대기록이다. 가장 최근 달성자는 바로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류현진은 30경기에 등판해 6번의 완투(1완봉) 포함 200.1이닝을 소화하면서 204개의 탈삼진을 쓸어담았다. 그러면서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 2.23의 역대급 성적을 올리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그리고 이후 류현진은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KBO리그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고, 이후 MLB에 진출해 현재까지 뛰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 조차도 이후엔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안우진이 다시 200이닝-200K 기록을 KBO리그에서 재현해 낸다면, 사실상 류현진 이후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르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닌 셈이다.

그만큼 올 시즌 안우진의 투구 내용도 압도적이다. 25경기에 출전한 안우진은 완투 1회를 했다. 타선 지원이 적어 12승(7패)으로 승수는 적지만 186탈삼진(1위)을 솎아내며 165이닝(리그 4위)을 소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만, 안우진이 최근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것은 기록 도전엔 변수다.

손가락 찰과상으로 로테이션을 걸렀지만 현재 몸 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다. 사진=김재현 기자
우선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이후 12년만의 200탈삼진 돌파는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올 시즌 안우진은 정규이닝 소화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0개가 넘는 경기 당 탈삼진(10.15)을 기록 중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진화하고 있는 변화구 구사능력 및 제구력을 바탕으로 시즌 엎치락뒤치락 하던 루친스키(NC)와의 차이도 16개로 확 벌렸다. 큰 변수가 없다면 생애 첫 탈삼진왕과 200탈삼진 돌파는 유력한 상황이다.

기록 돌파에 가장 큰 문제는 200이닝 돌파여부다. 현재 안우진은 165이닝을 소화해 200이닝까지 35이닝이 남았다. 경기당 7이닝씩을 소화하더라도 잔여 시즌 쉽게 넘어서기 힘든 숫자다.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쓴 키움은 12일 현재 가장 많은 128경기를 소화했다. 잔여 16경기에서 안우진은 최대 3~5회 정도를 더 등판할 수 있다. 올 시즌 팀 상황에 따라 4일 휴식 후 등판이 많았던 안우진이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역시 안우진에게 특별한 이닝 제한은 두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안우진이 잔여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일정을 잡는다면 4회 등판이 유력하고, 우천 취소 경기 추후 편성 여부 등에 따라 최대 5번까지도 더 등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만 200이닝을 넘어설 수 있다.

동시에 안우진 경기 필승 전략을 짜야하는 키움의 입장에서도 에이스가 등판 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최소실점을 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현재로선 쉽지 않아보이는 목표지만 올 시즌 안우진이 보여줬던 이닝 소화능력 역시 상식을 훌쩍 넘어섰다.

그리고 만약 안우진이 200이닝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 2006년 류현진 이후 대기록 고지를 밟는다면 쟁쟁한 야수 MVP 후보들에 가려져 있었던 그의 가치도 재조명 받을 수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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