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멕시코서 '엑스포 특사'로.. 협력사 직원도 챙겼다

"부산이 세계박람회 개최 적지"
멕시코 대통령에게 지지 요청
현지 정유공장 건설현장 등도 찾아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 기회 만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복권 뒤 첫 해외출장지인 멕시코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과 글로벌 경영행보를 재개했다. 멕시코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당부와 더불어 삼성과 멕시코 기업 간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첫 방문한 케레타로 가전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도스보카스 정유공장에서는 임직원들의 숙소를 둘러보고 함께 식사하며 스킨십을 늘렸다.

■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삼성은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났다고 12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멕시코 현지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삼성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또 삼성과 멕시코 기업들 간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는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혁신 기술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부산이 세계박람회 개최 적지"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6월 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2030 세계박람회 부산 개최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 박람회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함께 선도학 있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 해외 협력사까지 챙긴 '스킨십' 경영

9~10일에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각각 방문해 사업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추석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 해외 오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들까지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챙겼다. 이 부회장이 그간 설·추석 등 명절을 활용해 해외현장 경영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갖거나 해외 현지 사업을 점검하던 것에서 보폭을 더 넓힌 것이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대영전자는 1996년부터 25년 넘게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이어 왔으며, 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제어 부품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케레타로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앞서 8일에는 멕시코 대통령을 만난 뒤 하만 공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밝혔다.

지난 10일엔 삼성엔지니어링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인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당초 예정에 없던 직원들 숙소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에 이어 멕시코에서도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현지 급식을 담당하는 협력사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스킨십을 확대했다.

이번 추석 연휴 뒤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사용을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인 'RE100' 참여 선언을 앞두고 있다. 또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