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친환경·고부가사업에 사활.. R&D 비용 늘린다

석유제품 수요 등 줄어 비상
석화 4사, 올해 실적 먹구름
"일반 범용제품만으로는 한계"
상반기에만 9500억원 투자

코로나19로 인한 제품 수요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실적 비상에 걸린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고부가가치와 친환경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일반 범용제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석화사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4사는 최근 지속적으로 R&D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연결기준 LG화학은 올해 상반기에만 R&D에 786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220억원) 대비 26.4% 증가한 금액이다. LG화학은 올해도 R&D 금액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은 886억원, 롯데케미칼 493억원, 금호석유화학 239억원을 각각 R&D에 투자했다. 세 곳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R&D 투자금이 늘었다.

R&D 투자는 고부가가치 및 친환경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LG화학은 현재 최고기술책임본부(CTO)와 석유화학사업본부 내에 있는 연구소에서 해당 기술 개발들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CTO 산하 연구소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저탄소, 친환경 화이트바이오 소재, 석유화학사업본부 내 석유화학연구소에서 바이오 원료에 기반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중이다. 친환경 고기능 가소제를 개발하는 연구소도 따로 있다.

한화솔루션은 화학 기초소재 부문에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 기준 가공성이 개선된 난방관용 폴리에틸렌, 생분해성 폴리머 및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제조 기술, 고효율 저탄소 폴리염화비닐(PVC) 정제기술을 개발하고 상업화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 사업부에서 친환경을, 첨단소재 사업부에서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특히 고 기능성 생활 가전용 합성수지(ABS), 자동차용 복합 폴리프로필렌(PP)과 재활용이 가능한 비가교 타입의 고온 고내구성 파이프 제품 개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자회사 금호폴리켐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군 개발에 공을 들였다. 금호폴리켐은 고부가가치로 분류되는 기능성합성고무(EPDM) 연구에 집중한다. 소재 종류로는 웨더스트립 스폰지용 고무 소재와 코니컬 스프링용 고무 소재 등이 있다. 웨더스트립은 외부 소음·먼지 등의 내부 유입을 차단하는 소재로 웨더스트립 스펀지용 고무 소재는 기존 현대자동차와 개발하고 있던 웨더스트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코니컬 스프링용 고무 소재는 철도 차량 등이 주행할 때 진동이나 충격을 흡수 또는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기존 스프링 소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한 대형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현재 범용제품만으로는 석유화학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