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강백호 '호호 브라더스' 고작 43경기..무너진 최강쌍포의 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작 43경기. KT는 이렇게 될 줄 알았을까.
KT 베테랑 간판타자 박병호(36)가 사실상 시즌아웃 됐다. 구단이 공식화하지 않았을 뿐, 이강철 감독은 11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박병호가 최소 1~2개월 정도 공백기를 가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잔여 정규시즌은 물론, 10월까지 이어질 포스트시즌에도 나가기 어렵다.
박병호는 10일 고척 키움전 2회초 첫 타석에서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리고 2루에 들어가다 오른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대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올 시즌 최종성적은 120경기서 타율 0.273 33홈런 93타점 70득점 OPS 0.894.
박병호가 올해 더 이상 야구를 하지 못해도 ‘부활의 시즌’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하다. KT는 3년 30억원 FA 계약 첫 시즌에 투자 대비 효과를 충분히 봤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만족하기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호호 브라더스’를 사실상 전혀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T는 11일 고척 키움전까지 125경기를 치렀다. 페넌트레이스는 19경기만 남겨뒀다. 그런데 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쌍포를 고작 43경기에만 동시에 가동했다. 3분의 1이다.
타이밍이 묘하다. 강백호는 3월 말 시범경기 기간에 발가락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4~5월을 건너 뛰고 6월4일 수원 KIA전서 시즌 첫 경기를 치러야 했다. 박병호는 4~5월 내내 맹활약했으나 KT 팬들은 박병호-강백호가 시너지를 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강백호는 7월 1일 수원 두산전서 햄스트링이 파열돼 8월17일 수원 키움전서 돌아오기 전까지 또 1개월 반을 쉬었다.
KT가 지난 겨울 박병호를 영입했던 건 유한준의 은퇴 공백을 메우고, 중심타선을 강화하는 목적이 강했다. 아무래도 박병호와 강백호의 쌍포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두 사람과 외국인타자로 중심타선을 꾸리면 파괴력이 만만찮을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43경기에 동시에 나섰으나 실질적 시너지는 거의 없었다. 강백호가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올 시즌 44경기서 타율 0.244 4홈런 17타점 19득점 OPS 0.701로 2018년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이다.
특히 변화구를 참지 못하고 잇따라 손이 나가며 컨택 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 그나마 최근 10경기 중 3경기서 2안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10~11일 키움과의 고척 2연전서 6타수 3안타로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박병호가 펄펄 날았을 때는 강백호가 없었고, 강백호가 돌아오자 슬럼프에 시달렸다. 강백호가 한 차례 긴 공백기를 갖고 드디어 살아날 만하니 박병호가 시즌 아웃됐다. 두 사람의 최상의 컨디션으로 함께 경기를 치른 케이스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특히 이 시점이야 말로 호호 브라더스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키움과 3위 다툼이 클라이맥스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KT는 사실상 페넌트레이스 2연패가 물 건너갔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내심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 3위는 해야 한다고 계산했다. 이런 상황서 박병호의 시즌 아웃이 너무나도 뼈 아프다.
결국 호호 브라더스의 진정한 완전체 가동은 2023년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KT로선 씁쓸한 결말이다.
[박병호(위), 강백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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