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Daily Euro Basket]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충격적인 탈락

이재승 2022. 9. 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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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두 번째 날에 이변이 속출했다. 이번 대회 들어 본선에서 슬로베니아가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에 지기도 했으나 충격은 크지 않았다. 본선이 경기력을 다지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 그러나 정작 나올 것 같지 않았던 엄청난 반전이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나왔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에 이른 바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팀이 이겼다면, 이날은 달랐다. 크로아티아가 핀란드에 덜미가 잡혔으며, 세르비아는 이탈리아에 패배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폴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아주 선전한 우크라이나를, 그리스는 체코를 압도하진 못했으나 제압하며 준준결승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모두 80점대 후반이 나왔으며, 승리한 팀은 공이 94점씩 득점했다.

# 결선 대진
독일 vs 그리스 / 스페인 vs 핀란드
슬로베니아 vs 폴란드 / 프랑스 vs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86-94 폴란드
폴란드가 접전 끝에 우크라이나를 따돌렸다. 폴란드는 1쿼터에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1쿼터를 3점 뒤진 채 마친 우크라이나는 2쿼터에 24점을 올린 사이 18점만 내주면서 오히려 3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후 공방을 주고받은 가운데 폴란드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후반에 52점을 몰아치면서 이날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크라이나
스비아토슬라브 미하일루크 12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비아체슬라브 보브로프 15점 4리바운드 3점슛 3개
이섭 사논 13점 8어시스트 3점슛 2개
 

‘The Blue and Yellow’ 우크라이나가 이번 대회를 16강에서 마감하게 됐다. 이번 유로바스켓 본선에서 보인 경기력을 고려하면, 폴란드를 상대로도 충분히 승리를 노릴 만해 보였다. 2쿼터에 경기를 뒤집을 때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도 희망을 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뒷심 부족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폴란드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바짝 잡아당긴 사이 우크라이나는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에도 크게 밀리진 않았으나, 수비에서 많은 점수를 내주면서 내준 분위기를 되찾아오기 쉽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날 우크라이나는 스비아토슬라브 미하일루크가 부진했다. 주득점원인 그는 이날 12점에 그쳤다. 그는 3점슛 8개를 시도해 단 하나도 집어넣지 못했다.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그가 3점슛을 하나도 집어넣지 못하면서 승부처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외곽슛이 침묵했음에도 어김없이 공격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나섰고, 이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득점에 가세하면서 그의 3점슛 난조를 극복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할 때 그의 득점이 림을 외면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무려 34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중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9개에 불과했다. 성공률이 30%를 넘지 못했다(.265). 비아체슬라브 보브로프가 3점슛 세 개를 곁들이긴 했으나 정작 미하일루크의 3점슛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가뜩이나 폴란드의 공격력이 대단했던 하루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날 미하일루크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3점슛이 침묵한 점은 여러모로 뼈아팠다.
 

현재 우크라이나 유일의 NBA 선수가 된 알렉스 렌(새크라멘토)도 주춤했다. 그는 이날 9점 8리바운드에 그쳤다. 폴란드의 빅맨들을 상대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특성상 외곽 공격의 비중이 좀 더 큰 팀이긴 하나 렌이 부침을 겪으면서 높이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리바운드에서도 대등했으나 42-38로 뒤졌다. 그럼에도 페인트존에서 상대보다 많은 득점을 올렸으나 3점슛에서 이날 경기가 엇갈리고 말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준준결승 진출을 노렸다. 당시에는 16개국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력이 돋보였고, 국가가 전쟁 중임에도 외부에서 농구 월드컵 예선은 물론 연습 경기에 나섰던 점을 고려하면, 훨씬 더 대단한 경기력과 조직력을 뽐냈다. 비록 준준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12위에 그쳤으나, 이는 우크라이나가 유로바스켓이 확대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폴란드
A.J. 슬래터 24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3점슛 4개
마테우스 포니카 22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3점슛 2개
미칼 소콜로브스키 13점 5리바운드 2스틸 3점슛 2개
 

‘The White and Red’ 폴란드가 주포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실로 오랜 만에 준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폴란드에서는 A.J. 슬래터와 마테우스 포니카가 무려 3점슛 6개를 포함해 46점을 퍼부었다. 슬래터와 포니카가 높은 확률로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폴란드가 시종일관 고른 득점력을 뽐냈다. 포니카는 4쿼터에만 무려 11점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날 활약했다. 4쿼터에만 3점슛 두 개를 터트린 것은 물론 쿼터 첫 팀의 득점을 연거푸 어시스트하며 폴란드의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폴란드는 이날 승리로 지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역대 유로바스켓에서 네 개의 메달(은1 동3)을 따낸 바 있는 폴란드는 지난 2009년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했을 때 9위에 그치면서 준준결승 등정에 실패했다. 2000년대 들어 마칙 람피와 애덤 바친스키가 공격을 주도했으나 한계를 보였던 폴란드는 24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 난 이후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
 

하지만 폴란드는 토너먼트 두 번째 관문에서 ‘디펜딩 챔피언’ 슬로베니아와 마주하게 됐다. 슬로베니아가 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회를 최소 8위로 마치게 될 확률이 많다. 그러나 이번 결선에서 이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폴란드가 승부수를 던질 만하다. 관건은 폴란드의 공격진이 이날과 같은 득점력을 유지할 때 가능해 보인다.

핀란드 94-86 크로아티아
라우리 마카넨(유타)이 맹공을 퍼부은 핀란드가 크로아티아를 꺾는 이변을 만들었다.
 

핀란드
라우리 마카넨 43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3점슛 2개
사수 살린 1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5개
에돈 막스후니 16점 3어시스트
 

‘The Wolf Pack’ 핀란드의 마카넨이 이번 대회 결선에서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퍼부었다. 그는 이날 홀로 43점을 책임지며 핀란드를 확실하게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어김없이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날과 같지는 않았다. 신들린 슛감을 뽐낸 그는 4쿼터에만 3점슛을 포함해 무려 12점을 홀로 쏟아 부었다. 덩크와 레이업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한 그에 힘입어 4쿼터 포문을 연 핀란드는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고, 승리에 다가설 수 있었다. 경기 종료 1분 10초를 남기고 3점슛을 허용하며 89-84로 쫓겼으나, 크로아티아의 제일린 스미스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사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득점은 마카넨의 3점슛이었으며, 준준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핀란드가 긴 역사를 뒤로 하고 준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핀란드가 8강 이내에 들어간 것은 지난 1939년과 1967년이 전부였다. 1967년은 핀란드가 사상 처음으로 유로바스켓을 개최했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1967년 이후 2년 마다 꾸준히 대회가 열렸음에도 2011년까지 핀란드가 본선에 나섰던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했을 정도로 농구와 거리가 멀었다. 하물며 지난 2000년대 중반에는 2부(Division B)로 밀려났을 정도로 본선 진출은 고사하고 전반적인 전력에서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페트리 코포넨이 2000년대 후반부터 간판으로 떠올랐고, 이후 빅리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핀란드에는 마카넨 외에도 사수 살린(CB 카나리아스)과 엘리아스 볼토넨(만레사)이 ACB에서 뛰고 있다. 마카넨을 위시로 이들이 핵심 전력으로 거듭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릴 기회를 갖게 됐다.
 

크로아티아
보얀 보그다노비치 23점 5리바운드
다리오 사리치 12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제일린 스미스 17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3점슛 3개
 

‘The Chequered One’ 크로아티아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핀란드를 상대로 앞서 가기도 했으나 마카넨을 막지 못했다.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NBA 선수들이 모두 이름값을 해냈고, 귀화 선수인 스미스의 활약까지 잘 어우러졌다. 경기 종료 1분 10초를 남겨두고 보얀 보그다노비치(유타)의 패스가 마리오 헤조니아에 연결이 됐고, 헤조니아의 3점슛이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는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 했다. 그러나 작전시간 이후 크로아티아는 막스후넨에 실점하면서 91-94로 벌어지면서 기회를 놓쳤다. 결정적으로, 종료 50초를 남겨두고 스미스의 실책이 나오면서 준준결승과 멀어졌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보그다노비치를 포함해 무려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실책이 잦았다. 핀란드가 크로아티아보다 무려 6개나 적은 7개의 실책을 범한 반면 크로아티아는 13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이중 5개가 보그다노비치에게서 나왔으며, 스미스의 결정적인 볼핸들링 미스까지 더해지면서 크로아티아가 역대 최고의 전력을 꾸리고도 핀란드를 넘어서지 못했다. 가뜩이나 이날 경기의 양상이 초박빙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날 나온 실책은 여러모로 뼈아팠다.
 

보그다노비치는 팀에서 가장 많은 23점을 올렸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번 대회 중에 자신의 소속팀으로 트레이드가 된 마카넨과의 득점 대결에서 밀리고 말았다. 핀란드와 달리 크로아티아는 보그다노비치 외에도 다리오 사리치(피닉스), 이바카 주바치(클리퍼스)까지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빅리거들이 모두 대회에 참전하며 기대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NBA 경험을 갖고 있는 헤조니아(레알 마드리드)까지 고려하면 크로아티아가 무난하게 핀란드를 넘어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주바치가 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상을 당하면서 안쪽 전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의 결장으로 골밑이 헐거워졌고, 이는 곧 이날 물오른 슛감을 자랑한 마카넨의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크로아티아는 유로바스켓에서 두 개의 메달을 따낸 바 있다. 구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에 연거푸 두 개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메달과 거리가 멀었던 크로아티아는 2013년에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패자전에서도 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본선을 거쳐 결선에 올랐으나 준준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진이 나쁘지 않았기에 충분히 8강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날 마카넨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짐을 싸게 됐다.

세르비아 86-94 이탈리아
이탈이아가 유력한 우승 후보인 세르비아를 꺾는 저력을 발휘했다.
 

세르비아
니콜라 요키치 32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3점슛 2개
바실리에 미치치 16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니콜라 칼리니치 12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3개
 

‘The Eagles’ 세르비아는 이날 이탈리아의 연거푸 터지는 3점슛을 막지 못했다. 1쿼터를 28-20으로 앞선 채 마치면서 승전에 다가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이탈리아에 꾸준히 실점을 했으며, 4쿼터에 28점을 내준 사이 단 18점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이날 충격적인 패배를 비켜가지 못했다. 4쿼터에만 이탈리아에 많은 3점슛을 헌납했으며, 내줬던 분위기를 좀처럼 되찾아 오지 못했다. 요키치가 홀로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3점슛을 내리 네 개나 허용하면서 흐름을 내주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요키치의 유로바스켓이 이토록 일찍 끝이 날지 몰랐다. 대회 이전만 하더라도 요키치는 미치치와 함께 조국의 메달 획득에 다가서고자 했다. 그러나 정작 결선 첫 관문에서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하면서 이번 대회를 조기에 마쳤다. 본선 조 추첨 결과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세르비아는 준결승 진출까지 무난해 보였다. C조 1위인 그리스와 만나기 전까지 본선 경기는 물론이고 결선 두 경기도 무난하게 웃을 것으로 예측이 됐다. 그러나 예상은 예상에 불과했다. 세르비아는 이탈리아의 물오른 3점슛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세르비아가 이번에도 대회 중간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9 농구 월드컵에서도 기대와 달리 8강 진출에 그쳤던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에서는 토너먼트 첫 관문도 넘어서지 못했다. NBA 최우수선수인 니콜라 요키치(덴버)와 유로리그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바실리에 미치치(아나돌루 에페스)가 각 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한 데 뭉쳤고, 기존에 이름을 올렸던 많은 선수들이 자리하면서 이번에는 우승을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물며 스페인과 프랑스가 더는 예전과 같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입상에는 충분히 다가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이번에도 입상권 근처에 가지 못했다.

# 세르비아의 최근 국제대회 성적
2019 농구월드컵 5위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2022 유로바스켓 9위
 

세르비아는 지난 2014 농구 월드컵, 2016 히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로바스켓 2017에서 내리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의 강자로 거듭났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미국의 독보적인 실력을 고려하면 준우승이 결코 부족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7 유로바스켓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세르비아 역사상 최고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승은 고사하고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으며, 올림픽에서는 요키치가 참전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자국에서 최종예선을 열었음에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준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탈리아
마르코 스피수 22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3점슛 6개
니콜로 멜리 21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블록 3점슛 3개
시모네 폰테치오 19점 5리바운드 2스틸 3점슛 3개

그리스 94-88 체코
그리스가 준준결승에 올랐다.
 

그리스
야니스 아데토쿤보 27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3점슛 2개
닉 칼라테스 14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3점슛 3개
이오아니스 파파페트로우 13점 3리바운드 3점슛 2개
 

체코
얀 베슬리 21점 3리바운드
보이텍 흐루반 17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3개
토마스 사토란스키 3점 8리바운드 17어시스트 2스틸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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