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주택 통계 나온다..역차별 해소되나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단지 모습./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외국인의 주택 보유현황 관련 통계를 생산·관리하고 공표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외국인 역차별 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12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주요 사업별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주택 및 주거동향조사' 관련 예산 178억원 가운데 3억원이 '외국인주택보유조사' 예산으로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외국인주택보유조사 예산을 편성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정부는 외국인의 토지 보유·거래 관련 통계를 6개월 주기로 생산하고 있다. 다만 주택 관련 통계는 생산하고 있지 않아왔기 때문에 주택 관련 통계의 생산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어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중과 등 각종 부동산 규제의 적용을 받게되면서 외국인은 이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가 지난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외국인의 주택 거래(분양권 포함) 2만 28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145건이 투기성 거래로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미국 국적의 40대 A씨는 국내에서 아파트 45채를 매입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A씨는 3개 아파트 단지에서만 각각 7채의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투기성 거래가 아닌지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를 구입한 중국 국적의 8세 어린이와 서울 강남의 주택을 105억3000만원에 매입한 유럽 국적의 B씨에 대해서도 각각 편법증여나 명의신탁은 아닌지, 또 주택 구입 자금을 해외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연구용역을 연내 마무리하고 외국인 주택 거래 관련 통계를 시범 생산한 뒤 검증을 거쳐 내년 1·4분기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외국인 주택 보유 통계 생산을 통해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기존 통계와 연계해 부동산 정책에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