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침수 '車·조선·건설' 도미노 피해 우려.."관건은 속도"

김도현 기자 2022. 9. 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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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강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에 따른 생산 차질로 완성차·조선·건설·가전 등 주요 전방산업에도 적잖은 여파가 예상된다. 이번 연휴에만 3만여 명이 투입돼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철강 재고 비축분 소진 전 정상화가 불가능에 가깝단 전망이 나온다. 철강 공급량 급감에 따라 원자재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의 3개 고로(용광로)의 전면 가동이 이르면 13일 이뤄진다. 10일 3고로에 이어 이날 오후 3시경부터 4고로 운영이 재개됐으며, 2고로도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사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절하는 제강작업과 이를 고체의 반제품(슬라브)으로 만드는 연주작업만을 포항제철소에서 실시한다. 생산된 반제품 일부는 전남 광양제철소로 옮겨져 완제품 형태로 거듭나지만, 나머지는 다른 작업장의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포항제철소에 적치된다.

정상적인 철강 제품 출하 시점은 잔여 작업장의 침수피해 복구 속도에 달려 있다. 문제는 잔여 작업장 피해 복구작업이 더디단 점이다. 물 퍼내기 작업은 상당수 이뤄졌으나, 침수된 주요 설비를 분해·수리·건조한 뒤 이를 재차 조립하고 정상 작동 여부를 테스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포항제철소 침수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주요 전방기업들은 비축된 재고가 충분하고, 포스코 외 다른 철강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피해가 없을거라고 봤다. 하지만 복구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진다. 포항제철소의 정상적 제품 출하는 재고가 다 떨어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비축량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완성차·조선 등이 꼽히지만 이들 역시 최대 2~3개월 치 물량만 적치해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전방기업 관계자는 "주요 철강사마다 공정별 연산량이 정해져 있어 갑작스레 생산량을 늘리기 힘든 구조"라면서 "이들 역시 기존 고객사들을 두루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주문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공급량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금주부터 철강 유통가가 대폭 뛰어오를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원자재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을 통해 상·하반기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완성차·조선업계의 경우 올해 하반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포항제철소 침수가 물가상승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고환율 여파가 겹치면서 값싼 중국산·일본산 철강 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철강업계 전반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단 반응도 나온다.

확실한 해결책은 조속한 포항제철소 복구다. 포스코는 정상적인 제품 출하 시기를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고로 재가동이란 고비를 넘겼지만, 개별 생산공정마다 사정이 다르고 침수된 시설물을 수리·복원하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하루라도 빨리 포항제철소를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단 입장이다.

이번 연휴 기간 포항제철소에는 하루 평균 8000여명, 누계 3만명의 인원들이 복구에 투입됐다. 포항제철소 임직원뿐 아니라 광양제철소·그룹사·협력사·관계기관 구성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경상북도·포항시 등 지자체와 소방청·한국도로공사·해병대·조선사 등이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창사 반세기만의 참극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포스코센터 임직원과 퇴직자들도 지원에 나섰다. 포스코는 하루라도 빨리 포스코뿐 아니라 협력·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며 최대한 빠르게 사태를 진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피해발생 직후부터 조속한 복구에 자원을 집중시키다 보니 정확한 피해 규모가 얼만지, 복구에 필요한 시간·금액 등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면서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대략적 가늠도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기간에도 보내주신 국민의 위로와 응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조속한 조업 정상화로 보답해 지역 및 국가경제에 영향이 없게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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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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