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강한 송성문 "올 시즌 유독 아쉽긴 하지만 끝에 웃겠다"[스경X인터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이정후에게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최고의 ‘가을 영웅’ 한 명만 꼽아보라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송성문(26)이었다. 이정후는 “가을의 기록이 모든 걸 설명해준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정후의 말대로 가을에 강한 송성문이 살아나고 있다. 송성문은 지난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홈 경기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KT 선발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쳤다. 0-0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깨는 이날 결승타였고, 송성문의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2015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송성문은 “많은 의미가 있는 홈런으로 감독님과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송성문의 눈시울이 불거진 데는 기대보다는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컸다.
2015시즌 2차 5라운드(49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송성문은 올해 처음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주전 3루수로 뛰고 있는 송성문의 올 시즌 성적은 12일 기준 타율 0.244 10홈런 62타점 OPS 0.658로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에 거는 팀의 기대는 더욱 컸다.
시즌 초중반 야시엘 푸이그의 부진으로 송성문은 중심 타선에 적지 않게 배치됐다. 올 시즌 4번 타자로 80타석(타율 0.294), 5번 타자로 198타석(0.188)을 채웠다. 4·5번에서 친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올 시즌 소회에 관해 묻자 송성문은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짧게 느껴지고 후회도 많이 남는다.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유독 좀 더 아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키움의 팀 타율은 0.251로 리그 8위, 팀 득점권 타율은 0.238로 리그 9위다. 사실상 타선보다는 마운드의 힘으로 상위권에 버티고 있던 셈이다.
아쉬움이 크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송성문은 특유의 웃는 얼굴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쉽긴 하지만 끝에 웃으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승까지 하면 아쉬움은 완전히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리그 6위 NC보다 12경기 앞서고 있는 키움은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이다. 남은 건 가을에 강했던 송성문의 모습이 나타날지다. 송성문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426(61타수 26안타)에 달한다. 송성문은 “(포스트시즌 활약으로)기대해주시는 건 알고 있지만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가을에 또 가봐야 알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남은 시즌 개인적 목표는 풀타임 시즌 소화라고 밝힌 그는 4위가 아닌 3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송성문은 “작년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 압박감을 잘 알고 있다. 올 시즌은 마지막 경기까지 가지 않고 그 전에 3위를 확정해놓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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