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와 역환율전쟁..연준의 묻지마 긴축에 빈국 희생양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금융의 중심 미국 뉴욕 월가에서 킹달러의 역풍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달러가 너무 강해지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킹달러 시대의 역사는 이미 잔인한 교훈을 남겼다. 달러 강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달러 강세를 둘러싼 일련의 움직임은 이른바 '역(逆) 환율전쟁'의 예고편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올해 달러는 크게 날아 올랐다. 올해 달러는 영국 파운드 대비 17% 뛰었고 유로 대비 20년 만에 처음으로 패리티(등가)를 넘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13% 뛰었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떨어지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좇아 달러를 쓸어 담았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응에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받는 연준의 묻지마식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월가의 중심에서 킹달러를 외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월가의 중심에 강달러 우려가 전면으로 나왔다며 △신흥시장 △기업이익 △세계경제 △환율시장 개입 △달러펀딩 등 5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신흥국 경제가 비상이다. 신흥국은 국제 자본 시장에서 달러 자본을 흡수하고 자주 달러로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취약하다. 또 달러로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급락해 수입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수있다.
연초 신흥시장은 달러 강세의 풍파를 비교적 잘 견딜 수 있었다. 신흥국들은 구리부터 대두, 커피까지 상품을 주로 수출하는데 연초에는 상품가격이 크게 뛰어 달러 자금이 많이 유입돼 오히려 강달러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최근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불거진 달러 강세는 신흥시장에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미국 기업의 이익도 위협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이후 해외 수입이 많은 미국 기업들은 달러 강세를 언급하며 전망을 하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먼저 적신호를 켰고 농기계업체 디어도 강달러에 따른 미래수익의 위축을 경고했다.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와 같은 다른 대형 기술업체들의 주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긴축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달러강세는 세계 경제도 옥죌 수 있다. 헤지펀드 멜카트킬캐피털의 키스 디칼루치 최고투자책임자는 "달러 강세는 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며 "에너지처럼 가장 중요한 교역품은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고 말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침체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의지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强달러발 승자 없는 소모전"
지속적 달러 강세는 각국 정부의 잇단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 달러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거나 달러 페그제(자국 통화가치를 달러에 묶어둔 환율제도)를 폐기할 수 있다.
문제는 시장개입은 미국 정부가 동참할 때 효과가 발생하지만 현재 정치적 환경을 볼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에상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하며 환율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달러 자금이 증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달러를 사재기할 수 있고 돈이 필요한 부문에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커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으로 시장을 강타한 2020년 3월 달러 펀딩시장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달러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특별프로그램을 내놓은 바 있다.
결국 달러 강세는 승자 없는 소모전을 촉발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제프리 프랑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5월 프로젝트신디케이트(PS)에 기고한 글에서 주요국이 강달러에 맞서 자국 통화의 강세를 유도하는 '역환율전쟁'에 나섰는지 모른다며, 이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역환율전쟁은 결국 승자 없는 게임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불안에 통화긴축 여력이 부족한 가난한 나라들이 역환율전쟁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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