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은 40 홈런도 칠 것 같은데" 노시환은 왜 똑딱이에 머물러 있을까
"폼만 보면 40개도 넘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한화 노시환(22)은 KBO리그서 가장 파워풀함 스윙을 하는 선수다.
그의 스윙만 놓고 보면 한 시즌 40개 홈런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선수처럼 느껴진다.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2020시즌 12개 2021시즌 18개의 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시환은 12이 현재 타율 0.303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이후 첫 3할 타율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홈런은 6개에 불과하다. 자연스럽게 타점도 57개에 머물러 있다. 한 팀의 중심 타자로서는 모자람이 큰 성적이다.
출루율은 0.388로 좋은 편이다. 하지만 장타율이 0.413으로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OPS가 겨우 0.8을 넘기는 수준에 그쳐 있다.
공을 부셔 버릴 듯 한 힘 있는 스윙을 가지고도 왜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타격 기술에 깊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심재한 MBC스포츠+ 해설 위원에게 물었다.
"노시환은 폼만 보면 홈런 40개도 가능해 보이는데 왜 이리 홈런이 적을까요?"
심 위원은 노시환의 타격 포인트에서 문제를 찾았다. 너무 정확성에 신경을 쓰다 보니 타격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심 위원은 "노시환은 최대한 공을 뒤에서 치려고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치는 면적이 늘어나며 컨택트를 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노시환dl 3할 타율을 칠 수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팀이 노시환에게 원하는 건 큰 것 한 방이라고 생각한다. 타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30개 이상의 홈런을 친다면 팀으로선 플러스 요인이 된다. 노시환의 타격 폼은 충분히 30 홈런을 칠 수 있는 폼이다. 더 나아가 40홈런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파워가 있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타격 포인트를 조금 앞에 놓고 힘껏 당겨치는 스윙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겨 치는 스윙'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시환의 스윙을 자세히 보면 대단히 파워풀 하기는 하지만 힘껏 당겨서 타구를 만드는 비율은 높지 않다. 큰 스윙으로 밀어치는 타구가 많다.
거포라면 당연히 당겨 치는 스윙이 많아야 한다. 타자는 당겨 칠 때 자신의 파워를 모두 쓸 수 있다. 하지만 노시환의 타구는 우측으로 힘 있게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양상문 SPOTV 해설 위원도 "노시환이 좀 더 당겨 치는 타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어치기로 좋은 타구를 만들고는 있지만 팀이 원하는 파워풀한 결과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장타를 많이 생산하며 중심 타자 다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힘껏 당겨치는 스윙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심 위원은 "포인트를 앞에 두고 당겨치는 스윙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인 앤드 아웃 스윙을 의식해서인지 당겨 치는 스윙 보다는 밀어치는 스윙이 많다. 골프로 치면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유형의 스윙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이 타격 방식을 조금 수정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진단도 했다. 모두가 어려워 하는 밀어치기가 이미장착이 돼 있기 때문이다.
심 위원은 "많은 타자들이 밀어치기에 약점을 많이 드러낸다. 밀어치기를 제대로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그런데 노시환은 이 밀어 치기 능력이 이미 장착이 돼 있는 타자다. 다른 선수들보다 발전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포인트를 앞에 두고 힘껏 당겨 치는 스윙만 할 수 있다면 정말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 지금보다 당겨치는 비율을 10% 정도만 높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시환에게 당겨치는 스윙이 장착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를 깜짝 놀라게 할 대단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타격 폼에 어울리는 타격 성적이 나온다면 리그를 들썩이게 할 수 있는 홈런타자가 될 수 있다.
시즌이 끝난 뒤 노시환이 신경을 쓰며 변신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20개 수준도 아니고 30개 홈런이 가능한 재능을 갖고 있다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노시환은 내년 시즌 세상을 놀라게 할 거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스윙 메커니즘의 작은 변화가 큰 울림을 만들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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