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억원 전액 회수는 불가능..SSG 믿어본다, 예비 FA 포수의 '가을 저력'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9억원 회수는 절대 불가능하다. 지난 3년간 성적이 말해준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
SSG 포수 이재원(34)의 FA 4년 69억원 계약은 올 시즌을 마치면 종료된다. 이 계약의 성패는 이미 결정됐다. 명백한 실패다. 이재원은 2019년 139경기서 타율 0.268 12홈런 75타점 33득점 OPS 0.717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에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85 2홈런 21타점 18득점 OPS 0.514에 그쳤다. 2021년에는 타율을 0.280까지 올렸으나 3홈런 30타점 29득점 OPS 0.720이었다. 해결능력, 장타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다. 92경기서 타율 0.202 3홈런 24타점 22득점 OPS 0.569. 작년과 올해 좌투수에게 타율 0.313 4타점, 0.250 1타점 7득점이다. 우투수 성적보다 낫다는 게 더욱 충격적이다. 이쯤 되면 젊은 시절 붙은 ‘공격형 포수’, ‘좌투수 킬러’라는 수식어는 떼야 한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이재원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투수들과의 배터리 호흡도 좋다. 연차와 경험이 쌓이면서 수치화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플러스 요인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SSG 선발진이 크게 무리 없이 잘 달려온 것에 대한 지분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이재원은 최근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우선 6일 잠실 LG전서 5-4로 앞선 6회초 1사 1,2루서 김진성의 포크볼을 통타, 결정적 좌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LG의 막판 추격에도 버틴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이재원은 타격에 대한 스트레스를 살짝 털어놓기도 했다. 팀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겠다는 말도 했다.
반대로 10일 대전 한화전서는 김인환과의 홈 충돌이 크게 논란이 됐다. 0-2로 뒤진 4회말 1사 1,2루서 하주석의 중전안타에 중견수 최지훈의 홈 송구가 정확했다. 이재원은 포구한 뒤 김인환의 왼 무릎을 가볍게 태그,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김인환의 왼발이 홈 플레이트를 막던 이재원의 왼 무릎에 부딪혀 꺾였다. 한화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홈 충돌 방지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포수는 공을 받기 전까지는 무조건 홈플레이트를 비워야 한다.
그런데 공을 받으면 홈플레이트를 사수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주자의 주로를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태그를 시도해야 한다. 단, SSG와 한화로선 이재원이 태그를 하는 과정에서 왼 무릎이 홈플레이트를 막은 것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밖에 없다. SSG로선 자연스러운 행위였으며, 한화로선 동업자 정신이 아쉬웠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이재원은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달성을 마지막까지 이끌어야 하는 주축 포수다. 김민식이라는 주전급 포수가 있지만, 그래도 SSG는 이재원을 더 신뢰한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을 잘 이끌어야 되지만, LG에 쫓기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LG전처럼 한 방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SSG는 2019년 SK 시절 이후 3년만에 포스트시즌을 준비한다. 이재원은 3년 전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서 13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지금부터, 그리고 포스트시즌서 제대로 보여주면 SSG도 69억원 계약의 일부라도 그나마 기분 좋게 회수할 수 있다. 이재원으로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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