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골로 증명할게요" 약속 지킨 인천 김대중, "해내겠다는 다짐으로"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수원)]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대중이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1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48로 정규 라운드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파이널A를 확정 지었다.
조성환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던 경기였다. 인천은 전반 41분 이강현의 환상 중거리 골로 앞서갔다. 이에 전반을 1-0으로 종료하며 유리한 운영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예상 밖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후반 11분과 15분 두 차례의 코너킥에서 모두 실점을 헌납하며 단숨에 역전당하고 말았다. 더불어 페널티킥(PK) 추가 실점까지 내주며 1-3으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었을 때 해결사로 나선 것은 다름 아닌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었다. 특히 김대중의 활약이 대단했다. 먼저 후반 추가시간 1분 김대중은 델브리지의 패스를 받아 본인의 장기인 헤더 슈팅을 통해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시간이 7분이었기에 매우 절묘한 시점에 터진 추격골이었다.
계속됐다. 종료 휘슬 10초를 남겨두고 이동수가 문전 쪽으로 공을 띄워 올렸다. 이때 김대중이 수원의 안병준, 민상기와 경합을 해주면서 원활하게 걷어내는 것을 방해했다. 공은 절묘하게도 안병준의 머리를 맞고 뒤에 있던 김민석에게 떨어졌다. 이를 김민석이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극장 무승부가 완성됐다. 김대중의 어시스트는 아니었으나, 우스갯소리로 0.9도움을 한 것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대중은 지난 29라운드 강원FC전(0-1 패) 종료 후 '인터풋볼'과의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 제가 몇 초, 몇 분을 뛰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결과로, 골로서 증명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몸으로 부딪치고, 머리도 박으면서 온 힘을 다할 거예요.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할게요"라고 말했다.
그 이후 출전한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며 약속을 지켜냈다. 쫓아가는 골인지라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도 못 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김대중은 보답한 것에 안도하며 행복해했다. 수원전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대중은 "해내겠다는 다짐으로 포기하지 않았어요. 팬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하 김대중과의 일문일답]
Q. 강원전 끝나고 했던 약속을 지켜냈어요.
A. "그때 인터뷰하고 나서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어요. 오늘 팬분들께서 추석을 맞이해 귀한 시간을 내주셨어요. 저희가 무기력하게 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머리 박고, 해내겠다는 다짐으로 포기하지 않았어요. 팬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Q. 김민석 선수 득점에 0.9도움을 한 것과 같은 영향력을 펼쳤어요. 경합 상황을 떠올리면?
A. "저는 상대팀 선수와의 공중 경합에서 이겨내야 하는 선수예요. 사실 마지막에 제가 진 줄 알았어요. 진 것 같아서 '큰일 났다'면서 혼자 자책하고 있었어요. 다행히도 뒤에 (김) 민석이가 있었고, 슈팅하는 자세가 나와서 '뭐지' 싶었어요.(웃음) 제가 상대 선수와 경합함으로써 득점까지 연결돼서 너무 좋아요."
"민석이와 저는 주전 선수들 뒤에서 열심히 운동하면서 묵묵히 기다렸어요. B팀에서 얘기를 많이 하곤 했는데 둘 다 득점하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운동량이 많이 부족했다 싶어서 함께 운동을 더 했어요. 더불어 감독님이 공중 경합에 대한 특별 지시를 내려주셨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몸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둘 다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아요."
Q. 2020시즌 부산전도 그렇고, 오늘 역시 앞서가는 골이 아닌지라 세리머니를 못 했어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A. "당시 (정) 동윤이나 이번에 민석이처럼 마지막에 득점한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어요. 좋은 후배들이 득점하게 돼서 오히려 더 뿌듯해요. 제가 발판이 되고, 팀의 결과가 잘 나와서 더 좋아요."
Q. 파이널A를 확정 지었어요. 인천 입단 후 첫 파이널A인데?
A. "저희가 파이널A를 가게 됐으나, 남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죽기 살기로 해야 해요. 파이널A로 올라가면 마음은 비교적 편하겠지만, 저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라는 목표가 있어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해요."
Q. 추석에 많은 인천 팬들이 원정을 찾아 줬어요.
A. "팬분들께서 힘든 걸음을 해주셨어요. 그 전부터 팬분들께 보답하지 못해 항상 죄송했어요. 오늘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좋아요. 다음에는 승리라는 결과를 통해 더욱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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